독도함을 항공모함으로 변환할 수 없는 이유

Posted by gams
2017. 12. 5. 19:01 밀리터리

현재 대한민국을 둘러 싼 동북아 정세는 조금이라도 균형이 깨지면 군사적 충돌이 일어날 정도로 급박한 상황이 연일 지속되고 있습니다. 또한 이런 북한의 움직임에 맞서 미국은 항모 전단을 한국 인근해로 보내 군사적 압박을 가하고 있죠.


항공모함은 그 어떤 전략 전술 무기보다 표면적으로 보여지는 부분이 많아서, 상대국가에게 가장 강력한 군사력 과시를 할 수 있는 무기입니다.


그런 면에서 우리나라도 자체적인 항모를 보유하는 게 어떻겠냐는 분들의 의견이 많은데요, 실제로 제작 기술이 모자라는 것보다는 상시, 그리고 전시 상황에서의 효율성이 가장 큰 걸림돌이 되고 있는 듯합니다.


그 중에서 이미 우리나라가 보유하고 있는 강습상륙함 독도함은 생김새만으로는 항공모함을 많이 닮아 있지만, 현재는 헬기 이착륙 및 무기 수송, 상륙 작전 기능 정도로 활용되고 있죠.




독도함에 F-35B 같은 최신 수직이착륙 전투기를 탑재하면 바로 항공모함으로서의 기능을 할 것처럼 보이는데요, 여러모로 이 방법은 시도하기 어려운 게 사실입니다.


그럼 왜 독도함을 항공모함으로 변환할 수 없는지 그 이유를 알아보기로 하겠습니다.


독도함을 항공모함으로 변환할 수 없는 이유


먼저 독도함의 설계 당시 상황을 보자면 주변국들의 군사력 증강 견제 속에서 자주국방을 위해 해군력을 강화시킬만한 무기가 필요했는데, 그게 바로 독도함 건조의 목적이었습니다.


표면적으로는 대형 비행갑판이 있어서, 일본이나 중국에서 볼 때 충분히 경항모라고 우길 만합니다. 독도함이 진수식을 가질 때 다른 동맹국들의 무관들은 참석했던 데 반해, 일본의 무관은 한국이 군사력 확장을 꾀하고 있다며 참석하지 않았던 일화도 있죠.


실제로 갑판의 강도나 길이 등을 생각하면 현존 전투기를 아무런 문제없이 운용할 정도는 되지 못합니다. 따라서 현 상황에 맞게 만약 경항모 수준으로라도 개조시킬 생각을 한다면 일단 비용 대비 효율을 생각해야 하겠죠.


현재 미군 항모의 함재기로 사용되는 기종들은 대부분 갑판 활주로를 이용하는 기종들입니다. 이들을 함재기로 구매한다고 해도 독도함은 갑판 길이가 200미터로 짧고, 전투기를 이륙시킬 때 필요한 양력을 충분히 얻기 위해 사출기나 스키점프대형 갑판이 필요한데 둘 다 지금 상태에서 설치하기는 어렵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러면 활주로를 이용하지 않는 F-35B나 해리어 같은 수직이착륙 기종을 활용하는 건 어떻겠냐고 물을 수 있지만, 이것 역시 쉬운 일은 아닙니다.


해리어II의 경우는 수직이착륙시의 무게 중량이 9.4톤에 이릅니다. 독도함에 탑재할 수 있는 수리온헬기의 경우 최대이륙중량이 8.7톤에 달하지만, 착함 시에는 약 7.8톤 정도의 주임무중량을 가지므로 훨씬 가볍다고 할 수 있습니다.


심지어 F-35B의 경우는 최대 이륙중량이 31톤이 넘는 그야말로 엄청난 무게를 가지고 있어서, 초기 설계 단계에서부터 고려하지 않는다면 갑판이 하중을 견디기 어렵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이 무게는 항공기를 함내에서 갑판으로 실어 올리는 엘리베이터에도 영향을 주게 되어, 무거운 전투기를 실으려면 엘리베이터 역시 무게에 알맞은 강성과 크기 등을 가진 것으로 교체해야 합니다.


그리고 해리어나 F-35B 등이 내뿜는 엔진 노즐의 열기를 견딜만한 수준으로 갑판을 개보수해야 하는데, 여기에 드는 비용이 만만치가 않죠.


현재 독도함의 갑판은 수리온, UH-60, 그리고 슈퍼링스 헬기 등 한국군이 보유하고 있는 헬기 위주로 이착함이 가능하도록 설계되어 있습니다. 


갑판 위에는 모두 7대의 헬기를 수송할 수 있으며, 함 내부에는 전차 6대, 상륙돌격장갑차 7대, 그리고 트럭 10대와 야포 3문, 고속상륙정 2척, 여기에 승조원 300명과 상륙군 700여명을 동시에 수송할 수 있습니다.


항모로서 운용하려면 먼저 전투기를 탑재할 수 있어야 하는데, 이렇게 되면 항공기 부피의 특성상 다른 수송 무기들은 활용할 수가 없게 됩니다. 


실제로 F-35B를 독도함에 올렸다고 가정했을 때 최대 4기, 2018년 진수 예정인 2번함 마라도함은 6기 정도가 작전 운용 가능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만약 앞서 얘기한 대로 개보수가 가능하다고 하더라도 개보수된 하중을 견딜만한 엔진을 다시 설계해서 장착해야 하므로, 시간이나 비용 등을 고려해 볼 때는 전혀 언급할 가치가 없는 일이 되어 버립니다.




이렇게 된다면 새로운 요구 조건에 부합하는 경항모를 건조하는 게 오히려 활용 용도라든가 비용적인 측면에서 더 낫다는 결론을 내릴 수 있겠죠.


그리고 덧붙여 한 가지 중요한 사실은, 아직 대양 해군으로서의 역할이 필요하지 않은 한국군으로서는 항공모함을 운용하면서 들게 될 비용적인 부분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북한이 주적으로 존재하고 있는 상황에서 해외주둔군의 활동을 전투기로 서포트한다거나, 다른 분쟁국가에 항모를 파견할 일은 거의 필요없다는 것이죠. 여기에 항모 전단을 꾸릴 때의 비용도 생각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또한, 한국의 주요 공군 비행장들은 해안가 인접한 곳에 위치하고 있는 경우가 많아서, 유사시 출격할 전투기들은 안정적인 서포트가 가능한 공군기지를 활용하는 게 오히려 더 효과적일 수 있습니다.


북한은 물론이고 중국과 일본까지도 기지에서 발진한 다음 공중급유기의 도움을 받으면 충분히 행동 반경 내에서 작전 기동이 가능하다는 것이죠. 말 그대로 유사시 전쟁이 발발하면 남한 전체가 거대한 항모로 변한다고 생각하면 될 것 같습니다. 


물론 잠재적 적국이 될 가능성이 있는 주변국들의 상황 변화에 대처를 하려면, 가능한 시기에 미리 항모 전단을 만들어 해군력을 키울 필요는 있습니다.


이미 중국과 일본이 군사력 확장 차원에서 항모를 건조했거나, 혹은 헬기상륙함을 실전 배치하고 있죠. 이런 틈바구니에서 한국의 군사적 위상을 높일 수 있는 방법으로 항모 건조를 실행할 수는 있겠지만, 전체적인 비용 대비 효율을 따지자면 아직 시기상조일 수 있습니다.


여기에 들일 비용으로 더 많은 미사일 개발, 도입이나 전략 잠수함을 추가 도입 하는 게 오히려 군사력 향상에는 도움이 될 수 있으니까 말이죠. 


그래도 한 가지 긍정적인 부분이 있다면 지난 2015년과 2016년에 있었던 한미연합상륙작전 때 미군의 수직이착륙 수송기인 오스프리가 독도함에 이착륙 훈련을 성공적으로 마쳤다는 것입니다.


이는 전시에 시행될 상륙작전 때 한국 해군이 독도함을 이용한 다양한 작전을 펼칠 수 있다는 의미가 있죠.


독도함을 이을 두 번째 마라도함 역시 거의 같은 크기이지만, 수직이착륙 항공기의 운용이 가능할 것으로 보입니다. 이미 앞선 1번함 건조 때의 미비 사항들을 보완할 수 있게 설계되어, F-35B의 이착함에 대한 대비를 하고 있다고 하죠.



또한 최신 기술이 적용된 통신, 전자장비를 탑재하고 전용 수직발사대를 설치해 방어능력을 강화했습니다. 수리온의 파생 모델인 해병대 상륙기동헬기를 탑재해 독도함보다 한층 진일보한 상륙기동함으로서의 역할을 다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됩니다.


마라도함은 약 1년의 건조 기간을 거쳐 2018년 4월에 진수할 예정이고 2020년에 전력화됩니다. 위의 내용에 적은 이유로 독도함을 항공모함으로 변환할 수 없다면, 대한민국 최초의 제대로 된 항공모함이 빠른 시일 내에 계획되고 만들어지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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