험비 대신 활약할 또다른 험비

Posted by gams
2017. 12. 15. 01:10 밀리터리

미군의 전술차량 하면 떠오르는 걸 하나 꼽으라면 당연히 바로 험비일 겁니다. 개발 당시 프로젝트 이름인 HMMWV(High Mobility Multipurpose Wheeled Vehicles)를 줄여서 미군 병사들이 험비로 불렀다고 하죠.



옆으로 떡 벌어진 어깨처럼 넓은 차체와 단단해 보이는 외관이 남성적인 느낌을 주는 차량입니다. 험비에는 민수용으로 생산된 자매 차량인 허머(Hummer)도 있는데요, 아놀드 슈워제네거가 첫 번째 차량의 주인이 되었었죠. 제작사에서 마케팅용으로 준 게 아니라 험비가 좋아서, 민수용이 나오자마자 직접 자신의 돈을 주고 구매했다고 합니다.


하지만, 원제작사인 AM제너럴사가 GM에 브랜드와 판매권을 넘겨주고 나서는 그렇게 좋은 판매고를 올리지는 못했습니다. 결국 H2와 H3까지 오면서 결국 GM은 2009년에 파산구조조정 과정 중 브랜드를 정리할 때 폰티악, 새턴, 사브 등과 함께 Hummer 역시 폐기해 버리고 말았죠.


이렇게 정리되었던 허머가 다시금 AM제너럴에 의해서 생산된다고 합니다. 그것도 미국의 중동지역 동맹국들에 공여되는 용도로써 말이죠.




험비 대신 활약할 또다른 험비가?


이미 중동지역에서 활약했던 미군들은 험비를 전술차량으로 사용하고 있었지만, 이 지역에 유독 많은 IED(급조 폭발물) 때문에 하체 방호 능력이 강한 차량이 새롭게 필요하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험비를 대체할 차기 전술차량으로 오시코시사의 JLTV, MATV 차량이 선정되었죠. 덕분에 험비는 이제 단종 수순에 들어가나 했었는데, 새롭게 역할을 맡아서 또 생산이 되는군요.


이번에 재생산되는 모델은 Hummer H1입니다. 미국 언론에서는 Hummer를 생산한다고 하는데, AM제너럴사의 홈페이지에는 험비의 원래 이름이라고 할 수 있는 HMMWV를 생산 계약했다고 알리고 있습니다. 아마도 험비를 계속해서 만들고 있는 AM제너럴사와 계약을 한만큼 기존의 험비일 가능성이 더 크겠죠.


특히 새로운 플랫폼은 기존 차량들보다 더 많은 임무에 적합한 고성능, 견고성, 그리고 신뢰성 등을 갖추고 있으며 전반적으로 많은 개선사항들이 포함된다고 제작사는 밝히고 있네요.


구체적으로 엔진 토크의 70% 증가, 냉각 시스템 50% 향상, 변속기 성능 증가, 성능과 탑재량을 증가시키기 위한 섀시 강화, 폭발, 총탄 보호 수준 강화 등이 있습니다.


새로운 험비 생산에 미 국방부가 2017년 8월 29일 체결한 계약금액은 5억 5천만달러, 우리나라 돈으로 환산하면 약 6천억원 정도의 규모입니다. 이는 미 국방부가 진행할 전체금액 22억달러의 약 1/4로, 앞으로 5년 동안 단계적인 공급을 통해서 점차 수출규모를 늘려 나갈 것이라고 합니다. 




초기 공급대수는 약 3,000대이며, 이는 전체 공급계획인 11,560대의 1/4 수준입니다. 해외 군사 판매 방식인 FMS 조건으로 판매되며, 고정 확정 가격으로 공급됩니다.


GM에 허머 브랜드를 매각하면서 H1까지 판매가 이뤄진 총대수가 11,818대였으니 오히려 그때 당시보다 훨씬 더 많은 차량을 판매할 수 있게 된 셈입니다.


계약금액으로 계산해 보면 대략 대당 18만달러 정도군요.(여기에는 차량과 함께 추가 부품 가격도 포함됩니다.) Hummer 브랜드가 폐기되고 나서 다시 AM제너럴이 민수시장에 조립식 판매로 허머를 새롭게 선보이려 했다고도 하는데요, 이때 내 놓으려 했던 차량가가 섀시만 6만달러 정도였다고 하니 군용이라 생각할 때 공급가격은 어느 정도 적정 가격이라고 하겠습니다. 


보급할 국가는 아프가니스탄, 이라크, 우크라이나, 요르단, 슬로베니아, 바레인, 콜롬비아, 보스니아, 케냐 등으로, 전세계 미국의 동맹국들 중에서 필요로 하는 국가에 먼저 공급할 계획이라고 하네요.


이렇게 새롭게 공급하는 차량과는 별도로, 오시코시사의 차량으로 전환하면서 자연스럽게 그 역할이 끝나는 기존의 험비 차량들도 동맹국에 판매나 무상 불하 등을 통해 전달될 것이라고 합니다.


AM제너럴사는 GM에 민수용 허머를 넘긴 뒤에도 꾸준히 험비 기본 모델에 장착되는 각종 장비와 무기류 등에 따른 확장 변형 모델을 생산해 왔으므로, 이번 계약에서도 지체없이 차량이 공급될 것으로 미국 언론은 예상하고 있습니다.  


이런 험비 변형 모델 중 하나인 다목적 트럭 MPT(Multi-Purpose Truck) 역시 주목 받는 차량 중 하나이긴 하지만, 이번 계약에서 같이 다뤄질지는 아직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이렇게 동맹국에 제공되는 전술차량들은 원형 그대로 운용하기도 하지만, 위험 지역에서는 각종 장갑을 두르고 기타 필요한 장치들을 추가적으로 장착한 상태로 개조되기도 합니다.



이라크 전쟁을 통해서 많은 수의 험비들이 중동 전장을 누볐는데, 다시금 새로운 험비 차량들이 또 미국의 동맹국에서 순찰차, 구급차, 로켓발사 차량 등의 역할로 그 자리를 대신할 것으로 보입니다. 


많은 수의 허머 군용 차량들이 미군에서 활용되면, 다시금 예전의 명성을 되찾아 민수용 공급이 있게 되진 않을까 허머의 팬으로서 약간의 기대도 하게 되네요.


현재 전세계적으로 험비는 60개국 이상에서 25만대 이상이 다용도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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