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리온 헬기가 추락해서는 안 되는 이유

Posted by gams
2017. 10. 20. 02:20 밀리터리

한국형 무기 체계 가운데 가장 성공적으로 개발이 완료된 것으로 손꼽히던 수리온 헬기 사업은 최근 들어 KAI에 대한 감사원의 감사 보고로 인해 한순간에 불량 헬기 사업으로 전락했습니다.


가장 문제가 된 것은 11개 항목에 대한 감사원의 기체 결함 지적에 대해 한국항공우주산업, KAI측이 즉각적인 결함 수정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이에 대한 인정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는 점이죠.



실제로 육군에 실전배치된 수리온 헬기는 2015년 3차례의 엔진 관련 사고 이후에는 단 1건의 추락 사고 없이 현재 정상적으로 운용되고 있습니다.


추락의 원인으로 지목되었던 엔진 자체에 대한 개선 조치가 이뤄졌던 것이죠.


하지만, KAI 측 일부 임원들에 대한 방산비리 혐의가 포착되었고, 그 부분이 부각되면서 성과가 축소된 점은 아쉬움이 남습니다. 이번 시간에는 수리온 헬기가 추락해서는 안 되는 이유를 알아보겠습니다.




수리온은 명품 헬기? 불량 헬기?


실제로 명품 헬기로 불리던 수리온이 불량 헬기로 불리면서 중동이나 동남아 지역에 대한 수출 사업에도 타격이 예상되고 있죠.



수리온 개발에 따라 대한민국은 세계 11번째 헬기 자체 개발국으로 이름을 올리게 됩니다. 


그러나 결빙에 대한 문제로 인해 결국 2016년 8월에는 생산을 중단했고, 이를 포함한 여러 부분에 대한 개선 대책을 제작사인 KAI측은 내놓고 있는 상황입니다.



2005년에 처음 개발에 들어가 2009년 첫 비행에 성공했으며, 2012년부터 60여대를 육군 헬기로 배치했습니다.



약 7년만에 헬기를 개발해서 실전 배치했다는 것은 다른 선진 무기 체계에서도 보기 드문 사례로 알려지면서, KAI의 명성도 다시 확인하는 계기가 된 셈이죠.



실제로 설계 기술이 부족했던 초기 단계에서 유로콥터의 기술 자문으로 AS532 쿠거 헬기를 표본으로 해 개발이 진행되었습니다. 현재 그 형태를 보면 쿠거의 모습을 많이 닮았다는 것을 알 수 있죠.




이렇게 성공적인 데뷔를 기대했던 부분에서 지금 현재 문제가 되는 부분은 다음과 같습니다.


방사청이 저온에서 헬기 엔진의 공기흡입구 주변부에 결빙 현상이 생기는 현상 때문에 '체계 결빙 인증'을 통과하지 못한 것을 무리하게 전력화 하려 했다는 주장이죠.



수리온은 2015년 10월부터 2016년 3월까지 미국 미시간주에서 진행된 체계 결빙 테스트에서, 101개 항목 가운데 29개 항목을 충족시키지 못했습니다. 


미국의 체계결빙테스트는 모두 4단계로 구분되어 있으며, 이 중에서 물 입자량에 따라 '다량', '중간', '약간', '소량'으로 나눠집니다.



수리온의 경우는 '약간' 결빙 상태만 인증을 받았다고 알려지고 있습니다. 그 다음 단계인 '중간'을 통과하는 것도 상당한 기술을 요한다고 하죠. 


납품을 받는 육군이 요구하는 성능 기준에도 '중간' 결빙 테스트 수준이 표기되어 있다고 합니다.



여기서 참고해야 할 부분은 현재 한국군이 운용 중인 헬기 중에서 체계 결빙 능력치가 이보다 더 우수한 성능을 가진 헬기는 '중간' 결빙 단계를 통과한 UH-60 한 개 기종뿐이라는 점입니다.


약 10여개 헬기 기종 가운데 이를 능가하는 건 이 UH-60뿐이고 나머지 기체들은 오히려 성능이 같거나 더 떨어진다는 것이죠. 실제로 UH-60과 아파치 2개 기종만 미군의 체계 결빙 인증을 통과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심지어 아파치는 '약간' 결빙 인증을 통과한 것으로, 수리온이 받았던 것과 같은 등급 인증을 받은 것입니다. 


그러면 여기서 왜 수리온만 타겟이 되느냐 생각할 수 있겠지만, 안전과 수출을 위해서는 이 부분이 명확하게 인증되어야 합니다.



비교적 최근 개발된 AH-1Z 바이퍼나 현재 국내에서 소방헬기로 많이 사용되는 레오나르도사의 AW-139, 성능에 대해 여전히 말이 많은 유럽 공동 개발 헬기 NH-90 등의 헬기는 모두 미국의 체계결빙인증을 통과했습니다.



세계 시장에서 성과를 내기 위해서는 반드시 거쳐야 하는 과정이라는 것이죠. 때문에 지금 현재 부족한 결함 부분에 대해 짚고 넘어가야 하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하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국내 운용만 생각한다면 매뉴얼 상으로 극저온 기후에서는 작전을 금한다거나 하는 방식으로 주의할 수는 있겠지만, 장기적인 관점에서는 성능 개선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하겠습니다.



UH-60 헬기는 1978년에 개발 완료되었지만, 결빙 테스트는 3년이 지난 1981년에 인증 통과했습니다. 그만큼 기술력이 요구되고 또 까다로운 시험이라고 할 수 있겠죠.


KAI는 2017년 12월에 다시 해당 부분에 대해 재인증을 추진하고 늦어도 2018년 6월까지는 인증을 통과한다는 계획입니다.


적폐 중에서도 가장 악질적이라고 할 수 있는 방산비리는 반드시 척결해야 할 사항이며, 이 부분에 발목을 잡혀서 육군의 상륙기동헬기 사업이 더 이상 표류되는 일은 없어야 할 것입니다.



현재 육군 외에도 파생형 모델을 통해 경찰청 쪽으로 납품이 되고 있으며, 해양구조대, 그리고 소방 헬기 사업 등 다양한 분야에서 그 활동 영역을 넓혀가고 있습니다.



또다른 논란의 소지가 될 부분이 없도록 지속적인 개선을 통해 명품 헬기 수리온으로 다시 비상하기를 바라 봅니다. 


(사진 출처: KAI 홈페이지, 방사청 홈페이지, 육군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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