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정부가 중국의 정찰 스파이 풍선으로 의심되는 기체를 격추했다고 밝혔다. 뜬금없이 중국의 정찰 풍선이라니 이게 무슨 얘기인가 하고 궁금해졌다.
시작점은 이렇다. 미국의 다수 국민들이 공중 높이 떠 있는 하얀색 벌룬을 발견, 이게 뭔지를 놓고 갑론을박을 벌이다가 거대한 풍선인 것으로 밝혀졌다. 풍선의 크기도 크기지만, 그 아래 달린 하부 구조물은 약 90피트로 시내버스 3개를 연결한 길이와 맞먹을 정도로 크다.
그리고 민간의 기상관측용으로 쓰이는 기구라고 중국 정부가 밝혔지만, 미국 정부는 중국의 스파이 풍선으로 의심하게 되었고 주민 거주 지역을 벗어나자 이를 격추시켰다.
미국, 중국 정찰 스파이 풍선 격추 과정 정리
1. 미국 동부 시간(EST)으로 지난 1월 28일 토요일, 미국 영공에서 처음으로 중국의 스파이 풍선으로 의심되는 기체가 관측되었다.
2. 2월 2일 목요일에는 북서부 몬태나 상공을 이동하는 중국발 감시용 열기구를 감지했다고 미 국방부가 밝혔다. 중국에서 출발해 알래스카와 캐나다 북서부를 거쳐 지난 1일 몬태나 상공에 도달했다고 분석했다.
여기에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운용하고 있는 3개 공군기지 중 하나인 맘스트롬 341 미사일 비행단이 위치하고 있으며, 최초 발견자는 민항기를 타고 있던 민간인인 것으로 알려졌다.
3. 이어서 2월 4일 토요일 아침, 캐롤라이나 여러 지역에서 해당 기체가 민간인들에게 목격되었다.
4. 이에 따라 미 연방항공청(FAA)은 국방부의 국가 안보 활동 지원의 일환으로 노스캐롤라이나에 위치한 월밍턴 공항(ILM), 사우스캐롤라이나의 머틀비치 국제공항(MYR), 찰스턴 국제공항(CHS)으로 향하는 모든 항공편의 이착륙을 금지시켰다. 사실상 해당 지역의 항공기 운항을 금지한 셈이다.
5. 미 국립해양대기국(NOAA) 기상 모델에 의하면 곧 미국 동부 해안에서 대서양 상공으로 떠내려 갈 것으로 예상되었다.
6. '정찰 풍선' 사건이 미 국민의 분노로 이어지자, 중국은 기상관측용 비행선이 표류하다 미국 영공에 진입한 것이라고 외교부를 통해 공식 발표했다.
현재 조사 상황을 파악 중으로, 쌍방이 냉정하고 신중하게 처리하기를 바란다고 밝혔지만 미 국무장관 토니 블링컨은 방중 계획을 전격 연기했다.
7. 노스캐롤라이나주 요크 카운티 보안관은 18km 고도에는 총탄이 도달할 수 없다며 주민들에게 의심 비행체를 향해 총을 쏘지 말 것을 당부했다.
8. 바이든 대통령은 그의 행정부가 의심되는 스파이 풍선을 곧 제거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격추 파편이 사람이나 집에 떨어질 수 있기 때문에 육지에서 격추하지 말라고 경고했다.
9. 해당 풍선과 유사한 대형 흰색 비행체가 목요일부터 금요일 사이 라틴 아메리카 국가에서도 발견되었다. 최소 6명의 목격자가 있으며, 코스타리카와 콜롬비아 상공을 비행하는 동영상을 목격자들이 SNS에 공유했다고 CNN이 보고했다. 코스타리카와 콜롬비아 정부는 목격에 대한 확인이나 공식 성명을 발표하지는 않았다.
10. 미국 동부 시간으로 2월 4일 토요일 오후 2시 39분, 의심 기체를 격추시켰다고 미 고위 관리가 밝혔다. 풍선이 대서양에 진입했을 때 버지니아 랭글리 공군기지에서 F-22 전투기를 출격시켜 AIM-9X 미사일 1발로 격추했다고 말했다.
격추 지점은 사우스캐롤라이나 서프사이드 해변 상공이었으며, 동 시간에 많은 수의 목격자들이 해당 기체가 격추되는 장면을 확인하고 SNS에 공유했다.
11. CNN은 속보를 통해 중국에서 온 풍선이 미국 상공을 통과해 대서양으로 진입한 다음 격추되어 대서양으로 떨어졌다고 미 군 고위 관리의 말을 인용해 보도했다.
12. 격추 기사가 나고 난 다음 바이든 대통령은 메릴랜드주 해거스타운에 있는 지역 공항에 도착해 기자들과 만났다. 이미 지난 수요일에 이에 대한 보고가 있었으며, 가능한 빨리 풍선을 격추하라고 국방부에 명령했다고 밝혔다.
그리고 지상에 있는 사람들에게 피해가 없도록 가장 안전한 곳에 도달할 때까지 기다리자는 국가안보팀의 권고가 있었다고도 말했다.
13. 로이드 오스틴 미국 국방장관은 미국이 격추한 풍선이 중국 정부가 미국 본토의 전략적 장소를 감시하기 위해 사용되었다고 말했다.
14. 대서양 상공에서 격추된 풍선을 수거하기 위해 전함을 출동시켰으며, 약 47피트 수심에 떨어진 잔해는 유능한 해군 잠수부와 인양 장비를 이용해 쉽게 인양할 것이라고 고위 관리가 밝혔다.
15. 전문가들은 인양된 기체는 버지니아주 콴티코에 있는 FBI 연구소로 보내져 FBI 전문가와 정보 기관의 분석이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상이 미국이 중국 정찰 스파이 의심 풍선을 격추한 그동안의 과정이다. 과정 전체를 놓고 보면 이미 미국 상공에 진입했을 때 미 정보 당국이 이를 파악했고, 발견 즉시 격추할 수도 있었지만 민간 지역에 추락했을 때의 피해를 예측하고 격추 시기를 늦춘 것으로 판단된다.
풍선이 대서양 바다 쪽으로 접근하자마자 최신 F-22 전투기를 출격시켰고, 미사일을 이용해서 격추하는 일종의 중국에 대한 경고식 이벤트도 벌인 것 같다.
앞으로 이번 일이 어떤 파장을 불러올지 모르겠지만, 당분간은 미중 관계가 더욱 더 얼어붙을 것임은 의심할 여지가 없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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