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을 알아간다는 것

Posted by gams
2005. 2. 23. 17:28 카테고리 없음



햇수로 4년째 같이 일하는 친구 중에 항상 메신저를 접속하면
'잘 계시죠?' 하고 인사하는 사람이 있다.

거의 매일 보면서도 항상 첫 인사는 잘 계시죠다.
처음엔 '이 사람이 장난치나?' 그러고 불쾌하기까지 해서
몇 번 '네...' 그러다가 '어제 봤는데 또 그런 인사합니까?'
하고 핀잔을 주기까지 했다.
그래도 꿋꿋이 언제나 날이 바뀌면 또 '잘 계시죠?' 혹은 '잘 지내시죠?' 로
인사를 일관하는 것에 두 손을 들어버리지 않을 수 없었다.

그런데 문득 얼마 전부터 이건 이 사람이 정말 나를 위해주는
인사구나 하는 걸 느낄 수 있었는데, 오랫동안 그 사람을 봐 왔기 때문에
이 인사가 얼마나 자기에게는 존중의 의미인지를 알게 된 거다.

그건 그 사람만의 인사지만, 내게 다가오는데 까지는 참 많은 시간이
지난 거라서, 겨우 그 인사의 의미를 알고 나서는 여간 미안한 게 아니다.

그래서,
사람은 오래도록 만나보고 알아가는 게 중요하다고 하는 것 같다.

오늘도 역시
이 친구의 인사는 잘 계시죠였다.

이젠 이 인사가 무척 반갑다.
마찬가지로 일관된 내 대답 '네, 덕분에요.'도 그 사람에게
존중의 의미로 들릴 거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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