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금액 때문에 화가 나는 경우

Posted by gams
2007. 5. 25. 16:05 카테고리 없음

얼마 전에 컴퓨터를 새로 하나 맞췄다.
이미 여기서도 며칠 전에 얘기를 했기 때문에 다들 알 것이다.
나는 종종 이렇게 돈을 들인 물건이 있으면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 내가 산 가격과
얼마나 차이가 나 있나를 찾아 보는 습관이 있다. 다른 사람들도 비슷한
경험들을 다 가지고 있을 듯은 싶은데, 아무튼 이런 쓸데없는 가격 비교는 나에게
정신적으로 별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을 이미많은 경험을 통해 알고 있다.

컴퓨터라는 것은 이런 저런 부품들의 조합이어서 그 만드는 재료비나 결과가,
시장에서 500원짜리 오이 하나 1,000원어치 고추, 500원어치 파, 이런 식으로 모두
2,000원어치 채소를 이용한 오이냉국을 만드는 것과 비슷하다.(오이냉국에 파는 안 들어가나?)
불과 며칠 상간이었는데 내가 샀던 부품들의 가격이 모두 합해 만원 이상이나 떨어져 있었다.
기다리다 살까, 아니면 이게 바닥 가격이니까 지금 살까로 고민하다 필요할 때 사는 게
더 남는거야라는 생각으로 불쑥 부품들을 샀던 게 잠깐 후회 되었다.
컴퓨터 부품들은 등락 폭이 있어 메모리의 경우는 정말 주식과 거의 흡사한 경향이 있는데
바로 지금이 그런 등락 폭이 크게 생기는 시기인 듯 하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첫 번째는 떨어진 가격만큼이나 내 배가 아팠던 것이고,
한 번 고개를 흔들고 나서 며칠동안 이었지만 먼저 잘 활용한 비용으로 치자라고
단념해 버린 게 두 번째 결론이다. 두 가지 결론의 도출은 그리 길지 않은 시간에 이뤄졌다.
그래도 A형의 고질병인 자꾸 씹고 되뇌이고 하는 습성 때문인지
그분이 쉽게 가라앉지는 않았다. 왜 그런 거 있잖은가?
'내가 조금만 ...했어도 ...는 안됐을 텐데' 하는 바보 같은 후회.
이런 사소한 금전 때문에 후회하는 버릇은 없어졌다고 생각했는데
그건 나만의'뭐뭐 했다고 치자'라는일종의 가짜 만족하기에 따른 결과인 것 같다.
이런 가짜 생각 하지 말자. 화 나면 화 나는 거고 억울하면 억울한 거다.
이왕 이렇게 가격이 떨어진 판이니 더 떨어져도 상관은 없다.
그래도 메모리 값이라도 나중에 조금 올라주면 분이 덜할 것 같다는, 역시나 당한 뒤에도
나름 만족하고픈 생각은 남아있다. 그래서 어쩔 수 없는 사람인가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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