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27일 첫 일기

Posted by gams
2005. 9. 27. 03:31 카테고리 없음
이게 뭐야.
-무슨 소리야?
이게 뭐냐구. 한 달이 지났잖아.
-그렇네. 정말..시간은 참 빨리도 지나가는 것 같아.
그동안 뭐했는데?
-그동안? 글쎄...내가 뭘 했지? 별로 다른 것 한 것 같진 않은데. 평소처럼 글 쓰고
쓴 것 넘기고, 또 쓰고, 또 넘기고...
원래 그렇게 살어?
-그냥..그렇게 사는 게 익숙하잖아.
다른 사람도 좀 생각하고 살라구. 혼자만 별나게 사는 것도 아니면서.
-그래,별나게 사는 것도 아니지. 그냥 그렇게 시간은 가고 많은 건
그대로고, 또 그 전과도 다르지 않고. 바쁘고...그런데 말야...
그런데뭐?
-때로는 인생이 내가 생각하지 않는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느껴본 적 있어?
음...가끔, 가끔 그랬던 것 같아.
-뭔가 꿈 속 같기도 하고, 내 생각도 아닌 듯 한데, 끌리듯이 그렇게 되는 것 말야.
그러게, 그런 일들이 많지. 살다 보면.
-그런 일들과 시간과 또 사람들과 한 달이 흘러간 것 같아.
어려워. 너무
-네가 느끼기엔 너무 어렵겠지. 이건 내 일이니까.
아무튼, 그럼 다시 예전처럼 되는거야?
-예전 같이..그렇게 되긴 힘들지 않아? 모든 게 다 그렇잖아. 되돌릴 수 없는 것들.
되돌릴 수 없어도 지금 그 자리에 있는 건 그대로잖아?
-겉으로 그대로인 것과 마음이변한 건 틀린거야. 이 바보야.
그렇구나. 가을이라 그런지 쓸쓸하네.
-맞아. 가을은 그래서 멋있는 거야. 쓸쓸함 때문에.
쓸쓸함 때문에 멋있다고? 그런 말이 어딨어.
-바람 부는 날, 옛날 살던 동네 골목길을 걸어 보라구. 내 말이 틀린가.
...흠...그래,바보는 이만 가 봐야겠어. 내일 봐.
-알았어, 너 덕분에 웃고 지낸다. 너도잘 자고.
응,너무 많은 걸 생각하면서 살지 말라구.
-벌써 내 머리 속은 다 비었어. 새로운 걸 넣지도 못하고 잠겨 버렸지. 그래서 괜찮아.
그럼 오늘도 좋은 일들만 가득하길.
-너 역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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