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자 아빠는 가습기를 닦지 않는다.

Posted by gams
2008. 2. 29. 17:36 세상의 모든상식


가습기에 대해 최모씨의 조언도 있고 해서 자주 닦아주지만,
제대로 세제 써서박박 닦지는 않아서 오늘 꺼내 깨끗하게 닦았다.
열심히 닦고 있는데(사실마음을 진정해야 할 일이 있어서 일부러 닦았지만)
불현듯, 빌 게이츠나 이건희씨는 가습기를 닦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물론 그 사람들이 가습기를 닦을 리 만무하다.
집이 최첨단 공기 청정 시스템으로 되어 있어 움직일 때마다 습도과 온도를
적절히 조절해 주는 그런 집에서 살 지도 모를 일이다.
그렇다고 피부과 전문의인 내 친구가 가습기를 닦을까 하냐면 안 그럴 것 같다.
그 친구는 집에 들어가는 것만도 바빠 하는 사람이다.

그래서 결론은,
부자 아빠는 절대로 가습기를 닦지 않을 것이다라고 내릴 수 밖에 없었다.

열심히 닦아 반짝반짝 하는 가습기가 만족스러워야 할텐데
마음은 전혀 그렇지 못했다. 얼마 전 경영 컨설팅을 하는 내 친구가
이런 말을 했다. 부자는 가지고 있는 모터 수가 얼마나 많으냐에 따라
결정된다고. 모터는 자동차부터 식기세척기, 휴대폰은 물론이고
심지어 전동 칫솔에도 들어있다. 그만큼 기기의 혜택을 누릴 수 있는 사람이
부자라는 다소 엉뚱한 연결이겠지만, 어찌 보면 맞는 것도 같다.
(내가 부동산만 많은 사람은? 했더니 개발한다고 빌리는 굴삭기 모터도 포함된단다.)

부가 인생의 전부는 아니지만, 장관 후보로 거론되는 사람들이 모두 몇 억에서 몇 십억씩,
심지어 백억이 넘는 자산을 가진 부자들인 것을 보니 나는 제대로 살지 못했나 보다.
나도 빽있고 땅 있고 부자 아빠도 있었으면 하고 어쩔 수 없는 투덜거림을 해 본다.

오히려 그 사람들이 잘못된 것 같지 않고자기 노후 준비도 하고 자식 공부도 시키고
돈 불리는 정보도 얻고 나름 열심히 산 것 같아서, 내가 저 정도 지위라도 그런
재산 축적은 했겠다...라는 생각도 들었다.

오늘 신한은행에 적금 끝난 것 어떻게 할까 문의하러 갔더니,
나름 VIP 고객이건만 '겨우 그 돈?그냥 펀드나 넣지?' 하는 식의 부지점장
반응에 기분이 많이 상했다. 이 곳은 부자들이 많은 동네라 더 그런 것 같다.

깨끗하고 청렴결백하고 검소한 것이 부자 아빠의BMW, 렉서스보다
더 나을 것 없는 세상이다. 그래서 가족들에게 많이 미안하다.
그리드형

'세상의 모든상식' 카테고리의 다른 글

요즘 생활  (0) 2008.03.22
텔레비죤 보기  (0) 2008.03.06
새로 바꾼 바탕화면  (0) 2008.03.02
지난주  (0) 2008.02.25
이거 이름이?  (0) 2008.02.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