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이 F-35B 도입을 검토하는 이유

Posted by gams
2017. 12. 28. 01:05 밀리터리

일본은 현재 라이선스로 미국의 F-35 기체를 직접 조립하고 완성하는 국가로 참여하고 있습니다. 제작과 함께 자국 방산업체를 이용한 부품 공급까지 노렸지만 그 부분은 아직 해결되지 않고 있습니다.


그리고 차세대 전투기 사업에서 F-35A를 선정해 일본 내 배치를 차근차근 진행 중이죠. 항모를 보유하지 않고 있기 때문에 미 해병대가 항모에 탑재하는 F-35B는 따로 도입할 계획이 없었는데요, 얼마 전 갑자기 계획을 변경했다고 합니다.


발주가 되어 있는 F-35A 기종 일부를 F-35B로 돌리거나 추가 발주를 통해 현재 대형 호위함으로 건조된 이즈모나 카가함 등에 탑재하자는 의견이 나온 것이죠. 실제로 이에 대한 언론 보도에 따르면 일본 정부도 실행 의지가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일본이 F-35B 도입을 검토하려는 이유는?


(출처: 요미우리신문 홈페이지)


일본 요미우리신문에 따르면 이즈모함을 해상자위대 최초의 항모로 개조할 것이며, 2020년에 작전 투입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하네요.


헬기 항모 형태의 호위함으로 만들어진 이즈모나 카가함은 이미 F-35B와 같은 수직이착륙기를 탑재할 능력을 갖추고 있어서, 전투기 확보만 이뤄진다면 언제든지 항모 전력화가 가능합니다. 전력화가 된다면 10대의 F-35B를 탑재하게 됩니다.


이즈모함과 카가함은 만재배수량이 2만7000t, 길이가 248m, 너비가 38m이며 헬기 14대를 함상에 실을 수 있습니다. 또한 갑판을 강화해 오스프리나 F-35B 등 수직이착륙기가 원활히 이착함할 수 있게 되어 있죠.


이즈모함은 2015년에, 그리고 카가함은 2017년 올해 3월에 취역하였습니다. 뒤에 취역한 카가함의 경우 함 좌우에 차폐판을 설치해서, 이즈모에 비해 레이더 회피 능력을 강화했습니다.




이즈모함의 엔진출력은 11.2만마력으로, 크기나 출력 등을 따져볼 때 미국 미드웨이급보다는 낮은 에식스급 항모에 가깝습니다. 에식스급은 중형항모로 분류되므로, 실제로 이즈모는 경함모와 중형항모 사이 정도로 볼 수 있습니다. 만재배수량이 2만7000t으로 알려져 있지만, 실제로는 4만t급에 달한다는 추론도 있죠. 


일본 주둔 미군은 자체 보유한 F-35B를 이와쿠니기지에 16대 배치 중이며, 비상시 이즈모와 카가함을 활용할 가능성이 아주 큽니다. 따라서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동아시아에서의 군사력을 키워가고 있는 일본과 미국으로서는 지금이 가장 알맞은 작전타임일 수 있습니다.  


일본으로서도 자체적으로 F-35B를 보유하게 된다면 미국의 지원 없이도 단독 작전이 가능해지는 것이며, 미국 입장에서도 일본이 중국을 견제해 주기를 내심 바라고 있기에 이를 승인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미국이 매번 태평양함대를 끌고 일본 해역에서 작전하는 것보다 일본이 항모를 직접 보유하게 되면 미일 동맹으로 인한 시너지가 훨씬 높아질 수 있죠. 


중국은 최초의 항공모함인 랴오닝을 시험운행 중이며, 자체 기술로 제작한 두 번째 항모 산둥호를 진수했습니다. 이미 세 번째 항모도 건조 중이라고 하죠.


미국이 보유한 11척의 항모에 대응하기 위해 해군력을 증강시키고 있는 것으로, 앞으로의 건조 계획도 마치 2차대전 때의 일본처럼 빠른 시간 내에 양적 팽창을 꾀하고 있습니다. 현재는 10대까지 항모를 늘릴 예정입니다.


특히 현재 스키점프대식의 갑판을 활용하고 디젤엔진을 사용하는 1, 2번함과는 달리 세 번째 함부터는 전자식 사출 장치에 핵추진 엔진까지 장착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고 하죠.


일본은 지난 2017년 6월 5일에 언론 공개를 통해 자체 조립한 F-35A 1호기를 선보인 적이 있습니다. 항공자위대의 F-4EJ를 대체할 기종으로 선정된 F-35A는 모두 42대를 획득할 계획이었습니다.


이 중에서 4대는 완제품 형식으로 미국에서 들여오고, 나머지 38대는 일본 미쓰비시중공업이 미국 록히드마틴의 기술지원으로 조립, 생산하는 방식입니다.


최초 조립된 기체의 시험비행 도중 비상착륙하는 등 초기 품질에 문제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순조롭게 생산이 진행된다면 추후 다른 기종을 대체할 가능성도 있습니다.


현재 주력으로 운용 중인 F-15J/DJ, F-2 등의 기종도 대체하게 되면 가장 진보한 스텔스 전투기를 운용하는 국가 중 하나가 되는 셈이죠. 


F-15J는 163대, DJ 기종은 48대로 모두 213대를 도입, 라이선스 생산하였습니다. 1980년에 첫 도입이 시작되었으므로 이미 오랜 기간 운용되어 왔다고 할 수 있죠.


F-2기의 경우는 미국의 F-16을 기본 베이스로 일본 상황에 맞게 대함 공격전투기로 변형한 모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F-16에 비해 거대화된 주익과 부분 스텔스 기능의 적용, 전자장비의 강화, 그리고 다양한 무장 장착이 가능해 대함공격용으로는 최고의 기체라는 평가를 받아왔죠.


2000년부터 일본 내 생산이 시작되어 모두 88대의 기체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으며, 지난 대일본지진 때 12대가량이 활주로와 격납고에 있다 피해를 보았습니다.   


(출처: wikimedia / Alert5)


실제로 중국은 일본의 이런 해, 공군력 강화에 대한 강한 불만의 표시로 스텔스 전투기인 J-20을 실전 배치하고 일본 해역 부근에서의 작전을 펼치는 등 날 선 대응을 보이고 있습니다. 


한국 역시 일본의 군사력 강화를 그냥 두고만 볼 수는 없는 입장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의 방한 이후 한국은 추가로 20대의 F-35A를 더 구입한다는 방침을 세웠습니다.


방사청이 밝힌 계획에 따르면 한국은 40대의 F-35A를 2018년부터 도입하기로 했으며, 그 가격은 1억 달러 수준입니다. 앞으로 생산량이 늘어나면 추가 도입될 20대 기체의 가격은 더 낮게 책정될 수 있다고 하죠. 이렇게 되면 대략 2023년~2024년까지 모두 60대의 F-35A를 공군이 보유하게 되어 일본과 수적으로 대등한 위치를 점할 수 있습니다.


또한, 독도함의 자매함인 마라도함에 자체적으로 F-35B를 탑재할 가능성을 타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마라도함은 현재 2020년 전력화 예정이며, 오스프리 2기를 탑재하도록 되어 있는 갑판 등을 개조해 6대 정도의 F-35B 편대를 전략적으로 운용할 방안을 찾아보고 있다고 하죠.


이미 미 해병대에서 400여기의 F-35B를 구매하기로 했으며, 여기에 일본의 예상 물량 등이 합쳐지면 현재 A형보다 대당 30%가량 비싼 B형의 가격도 낮춰질 가능성이 있습니다. 이렇게 되면 한국도 일본과 마찬가지로 경항모 운용을 시작할 기반을 마련하는 셈이 될 수 있죠. 

 

하지만, 아직 한국에 인도될 F-35A는 2018년 초나 되어야 하며, 이마저도 단계적으로 인도되기 때문에 제대로 된 편대를 이루고 작전을 수행하기까지에는 여전히 일본보다는 많은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입니다. 


마라도함의 엔진 출력도 이즈모함이 11.2만마력인데 비해 4만마력에 그치고, 운항 속도 역시 30노트 대 23노트이므로 정상적인 경항모 운용을 위해서는 많은 부분의 개보수가 이뤄져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이런 부분을 보완해 항모 운용 경험을 쌓아나간다면 추후에 중형항모 이상을 건조하거나 운용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되겠죠. 물론 여기에는 예산과 인원 등이 충족된다는 전제, 그리고 이렇게 개조했을 때 과연 신규 항모 건조 대비 전략적 가치가 있을 것인가 하는 부분에 대한 충분한 논의가 있어야 하겠습니다.


지난 12월 22일 확정된 2018년 일본 국방예산은 6년 연속으로 증가해 사상 최고 금액인 5조 1911억엔, 한화로 약 49조 원이 넘을 것으로 보입니다. 


일본 입장에서는 북한의 핵미사일 도발에 따른 방위력 증강 차원, 그리고 중국의 해양 대군화를 견제할 목적이 있다고 하겠지만, 한국 역시 이를 간과해서는 안 되겠죠.


이런 주변국들의 상황을 빌미로 자국의 국방력을 계속해서 강화해 나가겠다는 의도이므로, 지금까지의 국방 정책으로서는 북한, 일본, 중국의 틈새에서 한국이 제자리를 찾지 못할 수도 있습니다.


한국도 일본의 49조 원에 비해 그리 적지 않은 약 43조 2천억 원이 2018년 국방예산으로 편성되었습니다. 다행히 한국은 자국에서 생산되는 우수한 무기들이 많고, 자체적으로 잠수함이나 함선, 경공격기 등을 만들어내는 능력을 갖추고 있습니다.


이를 바탕으로 해군과 공군에 대한 투자를 지속적으로 한다면 주변국과의 균형을 맞추는 데 긴 시간이 걸리지는 않을 것입니다. 



이상으로 일본이 F-35B 도입을 검토하는 이유에 대해서 알아봤습니다. 언론에 나온 내용대로라면 검토가 아니라 곧 진행할 실행 의지를 그대로 내비친 것이라고도 볼 수 있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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