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리 없는 풍경들

Posted by gams
2008. 11. 10. 19:10 세상의 모든상식
창 밖을 보니 멀리 자동차들이 빠르게 도로 위를 달린다. 차선에 따라
왼쪽으로 혹은 오른쪽으로, 느리게 혹은 빠르게 달린다.
바람이 많이 부는 지 강 건너에 줄을 지어 서 있는 나무들도 좌우로
거세게 흔들리고 있다.

이 둘의 풍경을 밖에서 보았다면 자동차 소리와 바람 소리가 함께 섞여서
추운 겨울의 시작을 겁 주는 예고편쯤으로 생각되었겠지만,
집에서 바라보는 풍경은 꽉 닫혀진 이중 창에 의해 그 어떤 소리도
들리지 않는다. 현대의 기술이란 것은 정말 대단하고 놀랍다.
마치 귀가 들리지 않는 사람이 뻥튀기 기계 앞에서도 동요되지 않듯,
이런 바쁘고도 긴장된 창 밖 풍경이 그저 볼륨을 줄여 놓은 TV 같이만 생각된다.

가끔 머리 속이 복잡해지거나 생각을 좀 떨쳐버리고 싶을 때는
이렇게 흐르는 강과 달리는 자동차와 그 밖의 바깥 풍경들을
눈 여겨 보게 된다.
눈 여겨 본다는 뜻이, 주의 깊게 본다는 게 아니라 그 모든 풍경이 한 눈에
들어오도록 해서 머리 속 잡념을 떨쳐버린다는 뜻이다.

그래서 소리 없이 달리는 자동차와 그밖의 살아 있는 주변 풍경은
머리 속을 새롭게 채울 수 있어, 그저 창 밖을 본다는 게나에게는 참으로 중요한 일이다.

등에 가방 하나 매고 그 옛날 학창 시절의 눈 내리던 가야산을 오르고 싶다는
생각도 창 밖을 보다가 문득 들었다.
비록 지금은체력이 예전만 못해 간다 한들 몇 날며칠 끙끙거리기도 하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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