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의 승부치기란?

축구에 승부차기가 있다면 야구에는 승부치기가 있습니다. 축구와 마찬가지로 무승부 상태로 계속해서 경기가 이어지는 걸 막기 위해서 도입한 것이죠.

해당 이닝에서 점수가 나올 수 있게 공격 진영에 유리한 상황을 만들어 놓고 경기를 진행하게 됩니다. 보통 페넌트 레이스보다는 토너먼트 경기에 도입되어 팀 운용에 차질이 없게 하는 효과도 있습니다.

그럼 정확하게 야구의 승부치기 룰이 어떻게 되는지 알아보죠.

 

 

 

승부치기 역사

최초의 승부치기는 WBSC(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가 통합 전 IBAF(국제야구연맹) 시절인 2008년 베이징 올림픽 야구 예선 때입니다. 이때 이 제도를 이용해 경기를 진행했습니다. 룰은 10회까지 승부가 나지 않으면 11회 때 승부치기를 하는 것이었습니다.

올림픽 전에 IBAF 세계청소년야구선수권 대회에서 시범 실시되기도 했지만, 일반인에게 알려진 대회는 2008년 베이징 올림픽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특히 한국 대 중국 경기에서 승부치기 상황이 있었죠. 10회 연장까지 0:0으로 승부가 나지 않았고 11회 때 해당 룰이 적용되어 이승엽 선수의 끝내기 안타로 한국이 1:0 승리를 거뒀습니다. 참고로 이때 한국은 9경기를 전승하며 금메달을 차지했습니다.

2020년 도쿄올림픽 때도 B조 1차전 오프닝라운드의 한국 대 이스라엘 전에서 승부치기가 적용되었습니다. 10회 초 이스라엘의 공격을 잘 막은 뒤 10회 말 만루 찬스에서 양의지 선수의 사구로 1 득점 하 6:5로 승리하였습니다. 

 

승부치기 룰

기본 룰은 9회까지 승부가 결정지어지지 않았을 경우 연장전인 10회부터 승부치기가 시작됩니다. 대회별로 기준이 다르기 때문에 11회나 12회에 시작할 수도 있습니다.

10회 초에 공격이 진행되는 팀은 무사 1, 2루에 주자를 두고 경기를 진행하게 됩니다. 루상에 주자가 나가 있다는 것만으로도 공격팀에게는 유리한 상황인데 심지어 아웃 카운트가 없기 때문에 점수를 낼 가능성이 크죠.

기존 타순과 상관없이 타자를 지정할 수 있다는 것도 특징입니다. 가장 잘 치는 4번 타자를 10회 첫 타석에 넣을 수 있는 것이죠.

그리고 루상에는 타석에 들어선 타자 이전 타순의 선수들이 서게 됩니다. 예를 들어 10회 초에 4번 타자가 타석에 들어간다면 2루에는 2번, 1루에는 3번 타자가 주자가 됩니다.

만약 6번 타자가 아웃이 되면서 10회 초 공격을 마쳤는데도 10회 말에 동점이 되면서 11회로 넘어간다면, 11회 초에는 1루에 6번, 2루에 5번이 나가고 타석에는 7번 타자가 들어서게 됩니다.

그러니까 아웃 카운트 된 타순과 상관없이 루상에 선수가 나가 있어야 하므로 이전 타선 선수들이 1, 2루의 주자가 되는 셈입니다. 

메이저 리그

메이저리그에서는 전통적인 끝장승부가 유지되고 있었지만, 팬데믹 상황이 지속되면서 경기 시간 단축이 필요해져 2021년에 첫 도입이 되었습니다.

이후 2023년 2월에 공동경기위원회의 표결로 영구 유지하기로 결정되어 앞으로 메이저리그에서는 승부치기 룰이 적용됩니다. 

메이저리그에서는 1, 2루에 주자를 두지 않고 2루에만 주자를 두고 10회부터 승부치기가 진행됩니다. 그리고 예외적으로 포스트시즌에는 적용되지 않는데요, 이는 전통적인 팬들의 승부치기에 대한 불만과 경기의 재미를 위해서 포스트시즌에서만큼은 기존 룰을 유지하기 위함인 것으로 보입니다.

 

 

WBC

WBC(월드베이스볼클래식)에는 2009년 2회 대회 때 처음 도입되었습니다. 이때는 12회까지 동점일 경우 13회 때부터 적용되었지만 2017년에는 연장 11회부터로, 올해 2023년 경기에서는 연장 10회 때부터로 조정되었습니다.   

이 때문에 각국 선수단도 대주자와 대수비 등을 미리 준비해야 해서 경기 시간 단축과 함께 선수단 운영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2023 WBC의 첫 승부치기 경기는 A조 본선 1라운드 경기 이탈리아 대 쿠바 전에서 나왔는데요, 9회까지 2:2 동점 상황에서 서로 추가 득점을 내지 못해 10회부터 승부치기가 시작되었습니다.

10회 초 공격에 나선 이탈리아가 대량 득점에 성공하면서 10회 말 공격에서 1 득점에 머문 쿠바를 6:3으로 이겼습니다. 

 

KBO

한국 프로야구 KBO에는 2010년 시범 경기에서 첫 도입지만 지금까지도 정규 시즌에서는 사용되지 않고 있으며, 시범경기에서만 시간 단축 등의 이유로 적용되고 있습니다. 참고로 일본도 한국과 마찬가지로 적용하고 있지 않습니다. 

예외적으로 KBO 올스타전에서는 연장 10회부터 적용되어 실제로 2011, 2022 시즌에는 승부치기로 승패를 결정지었습니다. 

또한 KBO의 하위리그인 퓨쳐스 리그에서는 연장전이 없었으나 2023년부터 연장전이 도입되어 10회부터 승부치기 룰이 적용됩니다.

고교야구와 대학야구에서는 각 대회별로 도입되어 있습니다. 제63회 황금사자기 전국고교야구대회 때 첫 도입되어 이후에도 룰이 적용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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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으로 야구에서의 승부치기에 대해 알아봤습니다. 아직 해당 룰에 대한 찬반 논란이 여전한 상황이죠.

찬성하는 쪽은 경기 시간을 단축해 선수들의 체력을 비축할 수 있고 또 짧은 경기 시간으로 인해 전체 경기 일정에 무리를 주지 않는다는 점, 관객들에게 공격적인 야구의 모습을 보여줄 수 있다는 점을 장점으로 들고 있습니다.

이에 비해 반대하는 입장은 끝장승부라는 야구의 기본적인 룰을 무시했다는 것, 그리고 야구는 기록 스포츠라고도 할 수 있는데 아직까지 기록에 대한 규칙이 명확하지 않다는 점, 정규전에서 기록된 기록과 임의적으로 만든 상황에서 만들어진 기록을 같은 선상에 두고 평가할 수 있느냐 하는 의견 등을 내놓고 있죠.

양쪽 다 수긍이 가는 의견들이어서 아직 야구의 정식 룰이라고 부르기 어렵기 때문에 더 승부치기에 관심이 많이 가는 것 같습니다. 국내 프로야구에서 해당 룰을 적용할지는 아직 좀 더 두고 봐야 할 것 같네요.

 

 

참고가 될만한 글

 

WBC 2023 한국 대표팀 경기 일정 선수명단 중계진 확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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