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이 되어 가는 시간에

Posted by gams
2008. 7. 18. 02:26 세상의 모든상식
#1. 어느새 해수욕장도 개장하고 장마 아닌 장마, 그리고 태풍이 주말에 올라온다는 얘기를 들으면서,
어떻게 흘러 갔는지도 모를 지난 몇 달이 생각났다.
가장 컸던 일은 회사를 하나 만들었다는 것이고,그 덕분에 그 동안의 생활 리듬이 많이 변화되었다는 점.
난생 처음 파워포인트를 만졌고(파워포인트로 PT를 해야 하는 일은 적어도 내겐 없을 줄 알았다.)
스타벅스의 창업자처럼 투자자들의 투자도 받아 들였다. 사업계획서를 만드느라 두 달 동안 거의 날밤을 새다시피 했고.
현재 공식적인 직원은 나와 친구. 대표이사와 이사 둘 뿐. 감사는 그냥 아시는 분이 해 주셨다. ㅡㅡ;

#2. PT의 결과는 이미 나왔겠지만, 공식적인 답변은 9월말 쯤에 나올 것 같다.
스티브잡스식 PT 자료를 만들었다가 컨설턴트의 조언으로 다시 일관성 있는 목차, 내용 등으로 수정하느라 고생도 많이 했다. 어차피 디자인 관련업이 아니어서 '객관성' 있게 노말한 폼이 되는 게 더 나았는지도 모른다. 다행히 반응은 나쁘지 않았다.

#3. 사무실은 대학교 안에 마련했다. 출근은 내맘대로, 직원도 없고 집기도 다 안 채웠다.
같이 시작한 친구가 이 어려운 시기에 왜 사업질을 하냐고 주변에서 얘기를 많이 들었다는데,
이미 벌려 놓은 일인지라 다음달 폐업을 한다 해도 결과는 봐야겠다.

#4. 회사 준비한다고 빠진 살 때문에 다시 안 먹던 탄수화물, 단백질 보충제를 먹기 시작했다. 열흘 정도 먹었더니 다행히 살은 다시 찌는데 배가 나온다. 조깅을 매일 해야하는 위기.내가 배가 나오다니.

#5. 사람에게 많은 기회가 주어지지만, 그 기회가 정말 기회인지는 아무도 모른다. 결국 나중에 좋은 결과가 생겨야 그게 기회라고 생각할 것이고, 아니라면 그건 또 다른 실패겠지.
나름 나잇살 먹었다는 입장에서는 새로 일 벌리는 게 쉽지는 않았다. 그래도 이게 기회라고 생각되는 건 그간 살아 온 직감과, 그 반대로 아직 알 수 없는 뭔가에 대한 기대감 때문일 것이다.

아직도 기대할 수 있는 기회가 있다는 것에 감사한다.
결과적으로, 이번 일이 나에게 기회였다고 회상할 수 있는 시간이 오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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