콕스 CK87 게이트론 황축 직접 구매 후 타건 후기

Posted by gams
2020. 4. 23. 16:58 Review/Digital

키보드를 자주 구매하는 입장에서는 새로운 신제품이 나올 때 이걸 체험해 보는 게 정말이지 즐겁습니다. 있지만 또 사는 걸 반복하는 지름신의 유혹에 빠지는 게 좋다고는 볼 수 없어도 일단 새 제품을 받는 순간 만큼은 설렘과 기대감을 감출 수 없죠.



이번에는 콕스사의 CK87 게이트론 황축 제품을 구매해 봤습니다. 컬러는 네이비입니다. 콕스(COX)는 앱코(ABKO)사의 자회사로, 비슷한 품질의 제품을 더 싼 가격에 내 놓아서 요즘 많은 호평을 받고 있죠.


저도 앱코 제품들만 사용하다 이번에 COX CK87이 게이트론 축을 달고 나왔다는 얘기를 듣고 제 돈 주고 직접 구매해서 사용한 타건 후기를 올려 봅니다. 제가 많이 좋아하는 텐키리스 제품으로 좀 특이한 네이버 컬러입니다. 이미 유튜브 등에서 많은 리뷰가 있으므로 추가로 자세한 정보를 원하면 검색해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콕스 CK87 게이트론 황축 직접 구매 후 타건해 보니


게이트론 축은 기존의 체리나 카일, 오테뮤 등과는 또 다른 제조사에서 만든 스위치 종류입니다. 중국 GATERON사에서 만든 것으로, 체리사의 스위치 독점권이 풀리고 나서 새롭게 진출한 기업이라고 하네요.


ck87 제품은 청축, 황축, 갈축, 녹축 등으로 만들어졌고 최근 나온 제품은 크림블루 컬러가 더해졌습니다. 사실 이 컬러가 마음에 들었는데 제가 결제수단 때문에 선택한 쇼핑몰에는 없더라구요. ㅠㅠ



패키지 모습입니다. 앱코는 박스가 흑백 컬러였는데 이건 컬러 사진으로 제품의 모습을 잘 보여주고 있네요.



옆면에 녹축, 갈축, 황축 세 가지 축에 대한 표시와 제가 구매한 황축이 체크되어 있습니다. 황축은 체리사의 적축과 비슷한데 약간 더 무거운 축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보통은 적축과 흑축 사이라고 하더군요.



뒷면에는 자세한 사양이 나와 있네요. 무게는 935g에서 15g 왔다갔다 하나 봅니다. 



제조국가는 중국이고 제조일자는 2019년 12월로 표시되어 있습니다. 스카이블루 단일 LED라고 스티커가 붙어 있네요.



겉박스를 열면 이렇게 비닐로 포장되어 있습니다. 양쪽에 완충재가 충격을 잘 보호해 주고 있네요.



추가 부속품은 잘 만들어진 청소솔과 키캡 리무버, 그리고 설명서입니다. 키캡 리무버는 흔한 플라스틱이 아닌 고급형을 넣어줬네요. 먼지를 막을 수 있는 키 커버는 제공되지 않습니다.



청소솔은 사이사이 잘 먼지를 털어낼 수 있게 넓게 만들어져 있어 좋습니다.



기본 키보드 이미지입니다. 딱 사진상의 컬러 그대로 짙은 네이비 컬러입니다. 상판 컬러보다 키캡이 더 짙은 색입니다. 보라색 느낌이 약간 있긴 있는데 밝을 때 보면 그냥 전체적으로 네이비 컬러입니다. 완전 상남자 색이네요. ^^



스텝스컬쳐 2 방식의 굴곡진 키 배열을 볼 수 있습니다.



케이블은 약 1.8m쯤 되어서 어지간한 책상에서는 여유롭게 사용할 수 있습니다. 저는 본체를 왼쪽 아래에 놓고 사용하는데요, 케이블 길이가 많이 남습니다. 직조 케이블이어서 유연하고 벨크로가 붙어 있어 정리도 쉽습니다.



노이즈 제거를 위한 페라이트코어가 달려 있고 단자는 금도금 되어 있습니다.



뒷면은 고무 발판이 다섯 군데, 2단으로 올릴 수 있는 받침대가 보입니다. 케이블 연결은 고정형이어서 아쉽습니다. 




그리고 따로 발수 구멍이나 결착된 나사가 없습니다. 열려면 헤라 같은 걸로 옆면을 따 줘야겠네요. AS 기간이 지나면 시도해 보겠습니다.



받침대는 고급형에서나 적용되는 2단 스타일로, 아주 견고하게 잘 만들어져 있네요.



앞서 사진에서도 봤지만 키캡 안에는 황축 스위치가 역방향으로 달려 있습니다. 역방향이어도 체리 방식 일반 키캡 호환은 별 문제가 없습니다. 윤활은 되어 있지 않은 듯합니다. 사진으로 찍으니 블루 LED 불빛이 강하게 표현되네요. 실제로도 상당히 밝은 빛입니다.



완전 각진 형태의 디자인이므로, 저처럼 이런 클래식한 디자인을 좋아하는 분에게는 좋은 반응을 얻을 것으로 생각되네요.



이 사진은 좀 보라색처럼 잘못 나왔는데 원래 컬러감은 위의 다른 사진들에 나와 있는 그대로 짙은 네이비 컬러입니다.



- 타건 동영상 

일단 타건 동영상도 하나 올려봅니다. 아마 자갈 굴러가는 소리가 들리실 겁니다.



키보드의 안정감은 꽤 좋은 편입니다. 저가 제품들에 비해 덜 텅텅거리고 키캡들도 좌우로 삐뚤거리지 않게 결착력이 우수한 편입니다. 


하우징의 단단함 때문인지 뭔가 게이트론 스위치만의 장점 외에 단점도 있을 듯한데 그런 부분을 잘 잡아주는 느낌이네요. 


하우징은 콕스의 중고가 라인인 돈틀리스나 모나크에 사용된 것과도 같은 모델이라고 합니다. 이 하우징의 단단함 덕분에 키보드를 타건하거나 만졌을 때 바닥에 딱 안정되게 놓인다는 느낌을 쉽게 받을 수 있는 듯합니다.



스테빌라이저가 적용된 키들은 윤활이 되어 있어 전체적으로 양호한 편이지만, 유독 스페이스키는 눌렀을 때 바닥에 닿는 소리가 크게 느껴지고 소리도 텅텅거리네요. 위 동영상에서도 들을 수 있습니다.


흡음재를 사용한 제품으로 알고 있는데, 이런 부분에서는 소음도 느껴지고 완성도가 떨어집니다. 가격대가 있으니까...하면서 수긍은 하게 되네요.



키캡 재질은 ABS 제품이고 두께도 그렇게 얇지는 않고 적당한 편입니다. 물론 고가의 PBT 키캡보다는 못하지만, 나름 번질거림이 덜하도록 가공은 되어 있네요.



폰트가 영문뿐만 아니라 한글도 이색사출이어서 LED 투과가 잘 됩니다. 영문 폰트 바로 옆에 한글 폰트를 둬서 불을 켰을 때 특정 문자 부분만 어둡거나 하지 않죠. 



블루 라이트가 들어온 모습입니다. 보통 저가 제품들일 경우 투과율이 낮아서 키캡의 폰트가 잘 보이지 않거나 하는 문제도 많은데, 이 제품은 아주 밝고 또렷하게 폰트 표현을 해 줍니다. 블루 컬러가 정말 본체 색감과 잘 어울린다고 생각됩니다.



오른쪽 방향키 위에는 인디케이터가 자리잡고 있습니다. 따로 인쇄되어 있지 않아서 어떤 키를 눌렀을 때 켜지는지는 모르게 되어 있네요. 왼쪽은 캡스락, 오른쪽은 스크롤락 키를 눌렀을 때 켜집니다.


동영상을 찍지는 않았지만 숨쉬기, 파도타기, 타건할 때만 점멸하기 등 LED 효과도 기본적으로 들어 있습니다. 전환이 부드럽고 효과들도 고급스러운 편이네요. 



키감은 다른 리뷰에서도 봤었지만 체리 적축 느낌인데, 좀 더 자갈자갈거린다고 해야 할까요? 적당한 서걱거림도 있고 그래서 오히려 저는 카일 광축의 리니어 키와 비슷하다고 느꼈습니다. 카일 광축을 사용해 보신 분이라면 특유의 자갈자갈거리는 경쾌함을 아실 텐데요, 이것과 유사했습니다. 제가 보유한 건 카일 광축 리니어 스위치가 적용된 앱코의 K662 모델입니다. 


제가 한 가지 키보드를 사용하다 보면 쉽게 질리는 스타일이어서, 특히 기계식 초기에 나온 체리축은 이후로도 그 키감에 많이 질려 있었습니다.


그러다 춘추전국시대처럼 오테뮤, 카일, 이런 다른 스위치가 나오게 되면서 제 키보드 항해도 지금까지 이어져 오고 있네요. 아마 저처럼 체리 적축의 밋밋한 키감에 질리신 분이라면 분명히 만족하실 겁니다.



한 번 살짝 K662와 키캡을 부분적으로 바꿔 봤습니다. 레드 컬러도 잘 어울리네요.


그리고 축마다 키압이 다르게 느껴진다거나 하는 현상은 없었습니다. 전체적으로 균일한 키감을 보여줬고, 처음 써 보는 게이트론 축인데 아주 좋은 인상을 받았습니다. 키캡 흔들림도 별로 없습니다. 


사실 개인마다 손가락 끝으로 느끼는 키감이 다 다르기 때문에 누가 좋다고 하는 게 저한테는 맞지 않을 때도 있죠.


하지만, 전반적으로 소비자들이 같은 소리를 내는 부분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신뢰감이 있는 결과치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 때문에 그동안 들어왔던 게이트론축, 특히 황축에 대한 좋은 반응은 이번에 저한테도 맞는 것 같습니다.


황축을 쳐 보니 게이트론의 갈축이나 녹축 같은 다른 스위치에 대한 궁금증도 생기네요. 사실 키압이 높은 스위치를 선호하지는 않아서 보유하고 있는 제품들이 대부분 다 적축 쪽입니다. 그래서 선뜻 다른 축에는 손이 잘 가지 않는데 이번은 좀 다른 것도 느껴보고 싶습니다.


수치 상으로는 청축은 55gf, 황축은 50gf, 갈축은 55gf, 녹축은 60gf으로 표기되어 있습니다. 실제로 타건해 보면 이 수치가 어느 정도는 맞다고 느낄 수 있죠.


앞서 얘기했던 카일 광축 리니어가 50gf 정도인데, 제가 느끼기로는 황축 쪽이 좀 더 가벼운 키감을 가진 듯합니다. 체리 적축은 수치상은 45gf인데 실제 황축과 비교했을 때는 비슷하거나 오히려 황축이 더 가볍다고 느껴졌습니다. 흑축은 제가 쳐 보지 않아서 과연 체리 적축과 흑축 사이 정도 될 수 있는지 잘 모르겠네요.


키감에 대한 부분은 역시나 개인 차가 큽니다. 혹시라도 이 리뷰를 보고 구매를 결정하신다면 다른 글들도 많이 보라고 말씀 드리고 싶네요. 저 역시 구매하기 전에 샘플을 타건할 곳이 없으니 먼저 사용한 사용자 말만 믿어야 하는데 서로 다른 견해를 보이는 부분도 많았습니다. 


결국 공통적으로 느끼는 부분만 취하고, 나머지 부분은 해당 사용자의 취향을 잘 파악해야 그나마 실패율을 줄일 수 있는 방법이겠죠.


제 취향은 가벼운 적축 선호, 스테빌 소음에 절반쯤 민감, 키캡 흔들림 별로 신경 안 씀, LED 효과 끄고 사용, 디자인은 가장 기본적인 클래식형 선호(비키형은 별로예요), 서걱거림도 OK, 노뿌 무접점 극호, 뭐 이 정도라고 하겠습니다.



정리하자면,


장점: 

전체적으로 고급스러움, LED가 밝다, 아주 유니크한 네이비 컬러, 견고한 하우징, 게이트론 황축만의 경쾌하고 가벼운 키감, 철심 소리를 윤활로 잡은 스테빌라이저, 흡음재 사용, 저렴한 가격


단점: 

키캡이 고급스럽지 않다, 스페이스 키의 통통거리는 소음, 키 커버가 없다.



단점 중 키캡 불만이 있으면 다른 PBT 키캡 등으로 바꾸면 될 것 같고, 스페이스 키는 윤활과 흡음재 추가 작업을 하면 잡을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무엇보다 이 가격대(제가 구매할 때는 49,900원이었네요)에서는 비교군이 없을 정도로 완성도는 높은 편이라고 하겠습니다.


그냥 책상 위가 아니라 바닥에 약간 푹신한 장패드를 깔고 타건해 보시면 제가 말하는 아주 안정적인 키감을 느끼실 수 있을 겁니다.


콕스사의 키보드는 처음인데 아주 좋은 인상을 받았네요. 앞으로도 종종 새로운 제품이 나오면 구매해 볼까 합니다. 이상 콕스의 CK87 게이트론 황축 네이비 제품 구매 후 사용 후기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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