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 새로 폰을 하나 구매했습니다. 얼마 전까지 서브폰으로 사용하던 갤럭시 A30과 비슷해 보이지만, 그래도 디자인에서는 한 단계 업그레이드된 모델인 갤럭시 M12를 구매했네요.
엔트리급 폰이어서 성능에 큰 기대를 하지는 않고 구매했습니다. 자급제로 20만원이 안 되는 폰에 엄청난 플래그쉽 기능을 기대하는 건 좀 그렇긴 하죠.
그래도 가성비로 구매할 만한지를 확인해 보고 싶어서 선택을 했답니다. 원래 인도에서 먼저 판매되던 것을 알뜰폰 유통과 자급제용으로 한국에서도 판매를 시작한 모델입니다. 색상은 블랙만 나왔습니다. 인도는 컬러가 다양하게 출시되었던데 한국이 오히려 시장성이 없나 봅니다.
그럼 갤럭시 M12 구매하고 사용한 후기 한번 간단히 써 보겠습니다.
갤럭시 M12 구매 후 느낀 장단점
제가 사용하면서 가장 인상 깊었던 것은 배터리가 정말 오래가는 스마트폰이라는 사실입니다. 아주 예전에 LG의 X 파워라는 폰이 배터리로는 거의 탑급인데, 거기 버금가네요.
인도에 출시되었던 사양은 6000mAh 용량의 배터리를 사용했다고 하는데 국내 출시용은 5000mAh 용량으로 줄었습니다. 그래도 이 정도면 괜찮네요.
충전 후 사흘 정도가 지났는데도 50% 이상 남았습니다. 통화를 하루에 몇 통 하지 않아서 그런지 모르겠는데 대기 시간이 상당히 긴 편이네요.
저는 배터리 충전을 정말 귀찮게 생각해서 이렇게 오래 쓸 수 있는 폰이 좋습니다. 화면도 좋고 성능도 좋은데 배터리도 오래 가면 더 좋겠죠. 근데 이건... 배터리만 오래갑니다. ^^;
기본 사양
모델명: 갤럭시 M12 (SM-M127N)
프로세서: 삼성 엑시노스 9 시리즈(850) 2GHz 옥타코어
메모리: RAM 3GB LPDDR4X SDRAM, ROM 32GB eMMC 5.1 내장메모리 (외장 micro SDXC 1TB 지원)
디스플레이: 165.5mm(6.5인치) PLS TFT LCD, 90Hz 주사율 지원
해상도: 720*1600(HD+)
후면 카메라: 메인 카메라 4800만 화소(F2.0), 초광각, 접사, 뎁스 카메라 등 쿼드 렌즈
전면 카메라: 800만 화소(F2.2)
네트워크: 4G 지원
근접통신: Wi-Fi 1/2/3/4 지원, 블루투스 5.0+LE
배터리: 내장형 Li-Po 5000 mAh, 15W 고속충전 지원
운영체제: 안드로이드 11, One UI Core 3.1
규격: 크기(가로*세로*두께) 75.9*164*9.7mm, 무게 212g
컬러: 블랙 단일 출시
생체인식: 안면 인식, 지문 인식
특징: 라디오 지원, 조도/방향/자이로/지자기 센서 제외, NFC 미지원, 삼성페이 미지원
패키지는 저가형답습니다. 포장부터 심플하고 작습니다. 뭔가 구매하면 비싼 선물 받는 느낌은 아닙니다.
초기 액보 필름은 없고 그냥 단순히 검은 비닐만 하나 둘러져 있습니다. 이걸 뭐라고 부르던데 기억이 안 납니다.
구성품은 간단합니다. 이어폰 잭이 그나마 살아있는 모델인데 이어폰은 빠져 있습니다.
그래도 요즘 빼는 추세인 충전 어댑터는 들어 있네요. 심지어 충전기가 번개 마크가 새겨진 급속 충전기입니다. 저가형인데 의외네요.
삼성 가정용 급속충전기로 따로 판매되고 있는 제품입니다. 배터리 용량이 커서 풀 충전에는 2시간 45분이 걸린다고 하는데 0%에서 충전하는 일이 잘 없다 보니 그렇게 길게 느껴지진 않았습니다.
웃긴 게 폰 위에 있는 작은 흰색 박스 하나에는 뭔가 들어 있을 듯한데 간단 사용설명서만 들어 있습니다. 얼마 전에 구매했던 갤럭시 퀀텀은 여기에 기본 투명 케이스가 들어 있던데 달랑 설명서 하나만 들어 있네요. 원가 절감이 느껴집니다.
전원을 켜고 설정을 마친 후 전면 모습입니다. 베젤이 좀 넓은 편인데 그렇게 신경 쓰일 정도는 아닙니다.
뒷면 카메라입니다. 흔히 인덕션 카메라라고 하는 쿼드 카메라가 들어가 있습니다. 디자인이 A12를 그대로 계승했네요. 그냥 A12와 쌍둥이라고 보면 됩니다. 인덕션 카메라나 화면 크기, 사양 등이 거의 빼다 박았습니다. A12가 미디어텍 프로세서를 사용한 것만 빼고는 거의 흡사합니다.
우측면에 볼륨과 지문인식되는 전원 버튼이 있습니다. 버튼은 이게 전부입니다.
좌측면에는 유심 슬롯만 있습니다.
슬롯을 빼 보면 마이크로 SD와 함께 유심을 꼽을 수 있게 되어 있습니다.
아랫면에는 이어폰 잭과 USB-C 전원 단자, 스피커가 보입니다.
윗면에는 뭔지 모를 홀만 하나 있습니다. 아시는 분 이게 뭔지 댓글에 알려주세요 ㅠㅠ... 사진 찍기 전에 다른 면은 기본 비닐을 다 제거했는데 윗면에 남아 있었네요. 처음 사면 4면에 비닐이 둘러져 있습니다.
뒷면 라인이 특이합니다. 리모와 캐리어를 연상시키는 무늬입니다. 만졌을 때 라인이 느껴지는 부분은 없고 무늬만 이렇게 되어 있습니다. 실제로 보면 입체감도 있고 나쁘지 않습니다. 저가형 답지 않게 만들었다는 생각입니다.
대신에 잡았을 때 외관 재질이 너무 부드럽습니다. 그래서 그립감이 좋은 편은 아닙니다. 사이드가 둥글둥글 한데 꽉 잡으면 미끄러운 편입니다. 신경 쓰지 않으면 한 번쯤 떨어뜨릴 것 같네요. 따로 투명 케이스 같은 걸 씌우면 그립감이 나아지겠지만 크기도 커지겠죠.
무게는 214g인데 아이폰 쪽이 워낙 무겁다 보니 별로 무겁게 느껴지지도 않습니다. 큰 폰들은 대부분 이 정도 무게는 하는 것 같네요.
외형은 이쯤 보고 디스플레이 한번 봅니다.
이게 그냥 보면 약간 푸르스름합니다. LCD 특징이 잘 나옵니다. OLED에 비해 그렇게 안 선명합니다. 제가 사용 중인 메인 폰이 아이폰 12 Pro인데요, 그냥 쨍하게 보이는 아이폰과는 사실 디스플레이 품질에서 차이가 있습니다. 저가형답다고 생각됩니다.
아이폰과 비교했을 때 시야각이 있습니다. 이렇게 위아래로 기울여서 볼 일은 없지만 액정 품질이 그렇네요.
액정 밝기도 역시 플래그쉽에 비해서는 아주 어둡습니다. 이 때문에 배터리가 오래가는 게 아닌가 싶네요. LG의 X 파워도 밝기를 최대로 해도 정말 어두웠거든요. 그나마 이건 봐줄 정도의 밝기는 됩니다.
아이폰은 밝기를 내리고 트루톤을 껐는데도 붉게 나왔네요. 사진이 좀 과하게 나온 것 같은데 둘 액정 차이가 푸르고 붉습니다.
밝기 최적화 기능은 끄고 최대로 밝게 해서 비교해 봤습니다. 어두운 책상 위에서 찍은 거라 사진이 좀 안 나왔습니다. 아무튼 비교가 안 되게 아이폰이 밝습니다. 비교 대상이 잘못되었죠. 아이폰 플래그쉽과 비교할 게 아니라 아이폰 보급형이랑 해야 하는데 말이죠.
이건 아이폰 11 Pro Max와 화면 크기, 밝기 비교입니다. 둘 다 최대 밝기입니다. 역시 아이폰 쪽이 밝습니다. 화면은 둘 다 6.5인치인데 아이폰 11 Pro Max가 가로로 약간 더 깁니다.
삼성전자 홈페이지에 가면 갤럭시 M12 상세 설명에 "갤럭시 M12의 화면을 직각화해 측정한 크기는 165.5 mm이며, 직각화하지 않고 측정한 크기는 161.4 mm입니다."라고 되어 있습니다. 그러니까 실제 보이는 화면은 6.5인치보다 작다는 뜻입니다.
삼성전자 갤럭시 M12 자급제 제품 홈페이지
https://www.samsung.com/sec/smartphones/galaxy-m12-m127/SM-M127NZKAKOO/
사진은 음... 그렇게 잘 나오는 편은 아닙니다. 특히 어두운 곳에서 찍은 사진은 색수차가 두드러집니다. 쿼드 렌즈라는데도 저가형이라 그런지 급 차이를 뒀네요.
아래 4장은 갤럭시 M12로 찍은 무보정 사진들입니다. 누르면 확대됩니다.
낮에도 실내가 조금 어둡거나 한 환경에서는 사진이 잘 나오지 않습니다. 밖에서 사진은 아직 찍어보지 않았네요.
그나마 동영상이 괜찮은 편이었습니다. 동영상은 손떨림 방지 기능은 없어도 꽤 괜찮은 영상 품질이었습니다. 유튜브 같은 걸 할 때 보조용으로 써도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FHD 60프레임까지만 지원합니다.
사진 기능은 다양합니다. 무슨 얼굴에 데코 할 수 있는 데코픽이라는 기능이 있는데, 이렇게 가면을 씌울 수 있습니다.
스탬프나 재미있는 프레임 같은 걸 골라서 사진에 올릴 수도 있습니다.
기본 사진 모드 외에 프로, 파노라마, 음식, 접사 등을 선택해서 찍을 수 있습니다.
사진 찍을 때나 다른 앱 실행 시 메뉴 전환은 저가 모델답게 상당히 굼뜬 편입니다. 갤럭시 A30을 가지고 있는데 그것과 비슷합니다. 빨리빨리와는 거리가 멉니다. 가격이 싼 이유가 당연히 있겠죠.
삼성 인터넷 브라우저 웹 구동 동영상입니다. 네이버에서 메뉴 전환을 할 때 많이 굼뜬 게 보입니다. 스크롤할 때 제대로 화면이 못 따라와 줍니다.
아래 이미지가 늦게 뜨기도 하고 터치가 제대로 안 먹히기도 하네요. 성격 급하신 분은 사용하면 안 되겠습니다. 와이파이가 5GHz를 지원하지 않는 탓도 있습니다. 802.11b/g/n 2.4GHz까지만 지원합니다. 아쉬운 부분입니다.
제가 화면이 안 움직이니까 자꾸 터치하는 모습이 찍혔네요. 저도 성격이 꽤나 급한가 봅니다. 아무튼 팡팡 뜨는 맛이 없어서 좀 그렇습니다.
앱 실행이나 메뉴에서 전환 시에도 굼뜬 현상은 두드러집니다. 이 부분을 보완하기 위해서 홈 화면에서의 움직임은 괜찮게 보이도록 한 것 같지만, 조금만 실행한 앱이 무거우면 느린 게 바로 표납니다.
무거운 작업을 해 보겠다는 생각은 아예 접는 게 좋겠습니다.
유튜브용으로는 괜찮습니다. 유튜브용으로는 화면 넓은 게 최고입니다. 넓직한 화면으로 동영상 감상하라고 나온 폰 같습니다.
스피커는 그렇게 나쁘지는 않은 것 같은데 볼륨을 조금만 올려도 피곤한 소리를 냅니다. 어쿠스틱 음악은 괜찮은데 조금이라도 악기가 섞이는 연주곡은 머리가 아파집니다. 요즘 노래 듣기에는 좋지 않아 보입니다.
좀 저렴한 소리입니다. 베이스 없고 고음 쪽도 부족입니다. 대신에 음성은 잘 들립니다. 음감용 스피커라기보다는 유튜브나 인강용 스피커네요.
이건 어쩔 수 없는 것 같습니다. 이어폰을 꼽고 듣거나 무선 이어폰을 사용하면 해결되는 문제입니다.
참고로 라디오가 나옵니다. 삼성 앱 폴더에 포함되어 있고 유선 이어폰을 꼽으면 안테나 기능을 하면서 라디오가 켜집니다. 이어폰 없이는 켤 수 없습니다. 스피커로도 소리는 나오게 할 수 있습니다. 어머니 아버지가 좋아할 기능인데 저도 라디오 좋아합니다.
제가 폰으로 게임은 안 해서 어느 정도 퍼포먼스가 되는지를 테스트해 보지 않았네요. 그냥 이번 E3에 나온 포르자 호라이즌 5 트레일러만 봤습니다. 역시 동영상 쪽으로는 좋네요.
사이드 면의 지문 인식 기능은 꽤나 빠릅니다. 이걸로 웹 로그인도 간단히 할 수 있어서 비밀번호 안 외워도 되네요. 안면 인식도 빠른 편인데 가끔 오류가 나기도 합니다.
노크온 기능은 유용한 기능 -> 모션 및 제스처에 들어가서 '두 번 눌러 화면 켜기, 끄기'를 켜 주면 사용할 수 있습니다. 처음부터 설정을 해 주면 좋을 텐데 사용자가 설정을 해야 하는군요.
오래 쓰진 않았지만 간단히 장단점 정리해 봅니다. 리뷰어가 아니라 일반적인 사용자 입장에서 쓴 것이므로 참고만 해 주세요.
장점:
6.5인치 대형 디스플레이.
고속충전기 포함.
적당히 고급진 만듦새. 싼 폰처럼은 안 보임.
빠른 지문, 안면 인식.
오래가는 배터리.
기대보다 나은 동영상 품질.
20만원도 안 되는 저렴한 가격.
단점:
굼뜬 퍼포먼스.
NFC, 삼성페이, 각종 센서 미지원.
부족한 사진 품질.
부족한 디스플레이 품질.
그 밖에도 대부분 부족함이 느껴짐.
그나마 개발자 옵션을 켜서 애니메이션 배율 쪽을 0.5x로 맞추니 한결 나아진 퍼포먼스를 보여줍니다. 이게 근본적인 해결책은 아니므로, 쾌적한 사용을 원한다면 중급기 이상으로 가는 게 맞습니다.
단지 이런 저가형 모델들은 수요층이 정해져 있으므로, 여기에 맞는 목적이라면 충분히 괜찮다고 봅니다. 자급제로 20만원이 안 되는 금액으로 살 수 있는 폰으로는 아주 괜찮은 선택이죠.
저 역시 메인으로 쓰려고 산 건 아니고 보조용으로 사용하기 위해서 구매했기 때문에 부족한 부분은 감수하고 사용할 생각입니다. 대형 화면으로 유튜브를 본다거나 동영상 보조 촬영용으로 쓴다거나 아니면 배터리 오래가는 서브폰으로 사용하기에는 딱 적당합니다.
이상 갤럭시 M12 구매 후기였습니다. 배터리가 오래가는 스마트폰, 싸지만 그리 싸 보이지 않는 인덕션 카메라가 달린 서브폰을 원한다면 갤럭시 M12를 구매해 보는 것도 나쁘진 않을 것 같습니다. 사진이 그렇게 잘 나오지 않는다는 점은 꼭 기억해 두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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