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다른 DT 시리즈 DT45 직접 구매한 후기

Posted by gams
2020. 6. 29. 03:51 Review/Digital

얼마 전에 DT35를 구매했다는 글을 썼었죠. 원래 예전부터 명품 키보드라고 불리던 제품이어서 그런지 조금 실망한 부분도 있었습니다.



그런데 검색할 때 보니 이 제품 외에 DT45라는 것도 있더군요. 오히려 더 저렴하면서도 키스킨까지 들어 있어서 매력적이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결국 이 제품도 제 손에 들어와서 오늘 직접 타건하며 리뷰를 쓰고 있습니다. 온라인 가격으로는 7900원에 배송비가 따로 붙지만, 앞서 얘기했던 DT35랑 함께 구매한다면 배송비를 아끼면서 좋은 키보드 2대를 같이 사는 셈이 될 겁니다.


그럼 새로 직접 구매한 또 다른 DT 시리즈 DT45는 얼마나 더 좋을지 한번 확인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이것도 풀배열이어서 키패드를 사용하지 않는 분이라면 좀 아쉬울 수는 있겠네요.




저렴하면서도 품질 좋은 저가 멤브레인 키보드 DT45


멤브 계열은 사실 너무 많은 선택지가 있기 때문에 어떤 게 더 좋은지는 직접 타건해 봐야 알 수 있습니다. 언제나 그렇듯이 누가 좋다고 했지만, 내 손에는 안 맞는 경우가 많죠.


저 역시 새로 DT45를 구매하면서, 앞서 구매했던 DT35와 차별점이 없으면 어쩌나 하는 생각도 했지만, 결론적으로는 서로 다른 느낌을 주는 키보드였습니다.



박스 앞면입니다. 정확한 모델명은 QSENN SEM-DT45 NEW USB입니다. 큐센에서 만드는 많은 멤브 모델들 중 하나인 셈이죠. 이 제품은 윈도우10 호환 표시가 되어 있습니다. 



뒷면입니다. 별로 특이한 점은 없네요. 



키보드 사양을 좀 더 확대해서 보겠습니다. 제품 크기는 450(W)*140(D)*40(H)mm입니다. 구형 제품들보다는 컴팩트한 편입니다. USB 외에 PS2 연결방식 제품도 함께 판매되고 있습니다. 가격은 둘 다 배송비 제외 7,500원입니다.



박스는 밀봉되어 있지 않습니다. 사실 밀봉 테이프를 끊는 맛이 새 제품을 살 때 있어야 하는데 그런 부분에서는 아쉽습니다.



열어 보면 부직포에 싸여 있네요. 그나마 저가 제품인데도 포장에 신경 쓴 것 같습니다.



다른 부속품은 없지만 실리콘 키스킨이 기본 포함되어 있습니다. 이 가격에 키스킨 포함이라니 정말 놀랍군요. 사진에서 알 수 있듯이 단자는 금도금이 아니고 따로 노이즈 필터도 달려있지 않습니다. 



키스킨의 밀착력이 좋아서 움직이거나 들뜨는 현상 없이 딱 제품에 밀착되어 있습니다. 손에도 착착 감기는 맛이 있지만, 대신에 너무 들러붙기 때문에 손끝 느낌이 좋다고는 할 수 없습니다. 



취향에 따라서 키스킨을 덮어 쓰면 무접점 느낌이 난다고 좋아하는 분도 많던데, 제 취향은 그래도 벗기고 쓰는 게 더 좋은 듯합니다. 씌우면 키압도 좀 더 높아지기 때문에 경쾌한 타이핑을 원한다면 키스킨 없이 쓰는 것도 좋아 보입니다.



전체 이미지는 딱 사각형의 단아하고 컴팩트한 풀배열 키보드 모습입니다. 끝부분이 약간 라운드진 모습이지만 그래도 사각형 기본 모양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습니다. 




원래 따로 뭔가 기능키가 달려있거나 이상한 디자인을 넣은 제품을 좋아하지 않기에 DT45의 모습은 제 마음에 쏙 들었습니다.



뒷면입니다. 생각보다 꽉 채워진 느낌입니다. DT35의 휑하니 갈비가 드러나는 그런 뒷면은 아니어서 좋군요. 



가운데 라벨 부분에 표기된 식별부호에는 DT45S라고 되어 있네요. S가 뭘 의미하는지는 모르겠습니다. 제조사는 (주)큐센으로, 제조국가는 중국으로 되어 있습니다.



받침대는 1단으로 되어 있고 견고하게 펼쳐집니다. 특히 끝 부분에 고무 받침대가 붙어 있어서 잘 밀리지 않게 신경썼네요. 세상에, 이게 7천원대라니 놀라울 따름입니다. 


받침대 아래쪽에는 배수홀도 따로 있습니다. 기본 배수 기능이 있어서 물 정도는 살짝 흘려도 털어서 쓰면 됩니다. 



폰트는 작은 편인데 아주 선명한 각인이 되어 있습니다. 손 끝에 살짝 느껴지는 돌출형 인쇄지만 신경쓰이는 정도는 아닙니다. 마치 초기 체리키보드에 쓰던 폰트 같은 느낌이네요. 


키캡 표면 가공도 괜찮은 편입니다. ABS 재질의 번들거림은 있는데 클래식한 맛이 느껴집니다. 전체적으로 키캡 흔들임이 적은 편이어서 안정적인 타이핑이 가능했습니다.



키캡을 하나 빼 봤습니다. 제조사 설명에는 개별 러버돔이라고 되어 있던데 그 러버돔 모습이 보입니다. 따로 분해해서 확인하고 싶었지만, 그러면 러버돔 정렬이 흐트러질 것 같아서 그냥 키캡만 뽑아보기로 했네요.



좀 더 가까이에서 찍어봤습니다. 그냥 보기에는 일체형과 구분이 안되는데, 어쨌든 제가 다른 비슷한 제품들도 쳐 본 바로는 개별 러버돔이 좀 더 부드러운 키감을 제공하는 것 같습니다. 


예전 제품이지만, 프로젠의 KX500이 개별 러버돔이었고 무척 부드러운 키감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KX500은 너무 부드러웠는데, 이건 그보다는 덜 부드러우면서 좀 더 탄탄한 키감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키캡 마감은 타건 위치에서 볼 때는 괜찮았는데, 위쪽에서 내려다 보니 영 별로긴 하네요. 위쪽의 꺼슬꺼슬한 마감이 그대로 정리되지 않고, 키캡을 갈아서 나온 건지 아니면 키스킨에서 붙은 건지 하얀 먼지도 붙어 있습니다. 이 가격대라면 수긍해야 할 부분인 것 같습니다. 


타건해 보면서 계속 '이 정도면 와~ 괜찮다!' 이런 느낌이 들었는데 딱 하나 걸리는 게 있었습니다. 바로 하단열의 키캡 모양인데요, 이게 기본 키캡과 반대 방향으로 라운드가 그려진 형태입니다. 사진을 먼저 보면...



바로 이 모양입니다. 바로 윗 열은 위로 솟구치는 모양을 하고 있는데, 끝 열은 아래로 뚝 떨어지는 모양을 하고 있죠. 스페이스키를 비롯해 하단열 모든 키캡이 이렇게 반대 모양을 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Ctrl+C 같은 키를 누를 때 왼쪽 새끼손가락이 누르는 Ctrl 키 느낌이 뭔가 이질적입니다. 이게 그냥 모른 척 하고 쓰면 큰 이상이 없어도, 알고 쓰게 되면 계속해서 신경 쓰이는, 뭐 그런 느낌이네요.



정말 정말 나는 이게 싫다! 이런 분은 위 사진의 한영키처럼 키캡을 빼서 반대로 꼽으면 됩니다. 스페이스키 빼고는 다 반대로 꼽을 수 있네요. 그래서 한번 해 봤는데, 이렇게 하니 또 이것 나름대로 키캡 글자가 거꾸로 있어서 별로 마음에 들지 않아 원상복구는 했습니다.


그리고 무게가 생각보다는 적게 나가는 편입니다. 제조사 스펙상으로는 785g인데, 직접 디지털저울로 재 보니 키스킨 포함해서 725g밖에 안 나가더군요. 1kg 정도는 나가줬으면 하는 바램이 있네요. 사실 이 정도만 해도 어디냐 싶긴 합니다만...



인디케이터는 오른쪽 위에 파란색 LED로 표시됩니다. 상당히 깔끔하고 인디케이터 부분도 세련되게 표현되어 있습니다. Num Lock, Caps Lock, Scroll Lock이 차례대로 모두 표시됩니다.



옆에서 보면 스텝 스컬쳐 2 방식이 적용되어 있는 게 보입니다. 멤브레인에서 스텝 스컬쳐라니, 정말 마음에 듭니다.


키감은 부드러운 편에 가깝고 DT35랑 비교하라면 이게 더 단단하고 찰진 느낌을 줍니다. 그리고 앞서도 얘기했지만, 키캡 흔들림이 적어서 안정적인 타이핑이 가능합니다. 



스페이스키의 키캡을 한번 열어봤습니다. 안쪽에 스프링이 2개 있는 구조여서 반발력이 더 있을 것 같지만 생각보다 부드럽게 눌려집니다.



그리고 스태빌라이저에는 구리스가 발려져 있네요. 이 때문에 소음이 적고 부드럽게 눌리는 것 같습니다. 그렇다고 스태빌 소음이 아주 없지는 않지만, 적어도 철심 소리는 안 나는군요. 오히려 Shift키가 철심 소리가 납니다. 이건 안 열어봐서 윤활이 되어 있는지 잘 모르겠네요. 아마도 이 정도면 스태빌 부분에는 다 되어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소음은 키스킨 안 썼을 때는 야간에 하기엔 가족 눈치 보일 정도, 일반적인 멤브레인의 소음이 있습니다. 대신에 키스킨을 씌우면 감쪽 같이 조용한 키보드로 변신하네요. 밤에 게임용 등으로 쓸 때는 반드시 키스킨을 사용하기를 권해 드립니다.(타건 소음은 DT35가 더 조용한 편입니다.)


키압은 기계식으로 비유하자면 청축에 가깝습니다. 물론 눌리는 느낌은 적축인데요, 느껴지는 키압은 적축보다는 높습니다. 개인적으로 키압으로 봤을 때는 DT35가 DT45보다는 조금 더 가볍습니다. 가벼운 키압만 보고 산다면 DT35가 더 낫겠네요.


이제 마지막 결론으로 들어가겠습니다.


장점

저렴한 가격, 7천원대는 정말 저렴하다고 생각합니다.

DT35와 비교했을 때 더 안정된 재질과 완성도.

흔들림 적은 키캡.

클래식하면서도 컴팩트한 디자인.

키스킨이 기본 포함.

적당한 반발력과 부드러운 키감.


단점

하단열 키캡의 라운드 된 디자인.


* 동영상에서 타건 소리 한번 들어보세요


단점이 하나밖에 없죠? 그만큼 저에게는 만족도가 높았습니다. 지금 마음 같아서는 여러 대 구비해 두고 싶은데 워낙 다른 것들도 많이 있어서 일단 상황 봐서 추가 구매할까 합니다.



이 가격대에 이만한 키보드는 없다는 게 제 생각입니다. 만약 누가 저가형 멤브레인 제품 추천을 해 달라고 한다면 바로 DT45를 권해 드리겠습니다. 정말 추천해 주고 욕 먹지 않을 자신이 있는 제품이네요.


그냥 다용도로 보고 저렴한 키보드를 쓰겠다면 이것 말고 다른 걸 살 필요는 없을 것 같습니다. DT35도 써 봤지만 그보다는 완성도가 더 높습니다. 물론 2대 다 가지고 있으면 이것저것 돌려쓰기 좋겠죠.


기계식, 무접점 다 좋은데 가격대를 생각해서 가성비 제품을 원한다면 DT45가 딱 정답이라고 생각됩니다. 저처럼 멤브 키보드 좋아하는 분이라면 단종되기 전에 꼭 한번 써 볼 것을 권해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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