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T-14 Armata가 핵 쏘는 탱크라는 루머

Posted by gams
2017. 9. 16. 22:02 밀리터리

러시아는 자체 생산한 5세대(러시아식 구분법에 따른) 탱크 T-14를 미군의 최신 전차인 M1 에이브람스 탱크에 맞대항할 기종으로 내세우고 있습니다.


(2015년 70주년 전승일 퍼레이드에 등장한 T-14)

 

특히 이전 탱크들과는 차별화 될 수 있는 무인 포탑을 장착해서, 현재 3.5세대인지, 아니면 4세대인지로 많은 논란을 일으키고 있기도 하죠. 서방에서 개발된 전차와는 달라서 많은 부분이 아직도 베일에 싸여 있으며, 이 때문에 엉뚱한 루머가 돌기도 합니다.


최근 새롭게 제기된 루머 중 하나는 바로 이 러시아 T-14 전차가 전술핵무기라고 알려진다는 점이죠. 바로 핵 포탄이 개발되어 탱크에 실리며, 이를 사용해서 적국에 핵을 날릴 수 있다는 얘기였습니다. 덕분에 러시아에서는 핵 쏘는 탱크 T-14 Armata 라는 별명까지 생길 정도입니다.


언뜻 들어 보면 그럴 수 있겠다는 생각에 섬뜩해지기도 합니다만, 조금만 생각해 보면 이게 전혀 엉뚱한 이야기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러시아 T-14 Armata가 핵 쏘는 탱크라는 루머


(2017년 모스코바에서 있었던 2017 ARMY 행사 때 T-14)


일단 T-14 탱크의 포탄 발사 능력은 출중합니다. 1분에 자동 재장전 기능을 통해 12발의 포탄을 발사할 수 있습니다. 반면에 M1 에이브람스는 1분에 10발의 포탄을 발사할 수 있죠.


(2015년 70주년 전승일 퍼레이드에 등장한 모습)


또한 차체 크기를 키워서 이전의 T-90A에 비해 약 30% 가까이 공간을 확보했습니다. 이렇게 확보한 공간은 차체 두께를 두껍게 만드는 데 도움이 되었으며, 이는 전차 승무원들의 생존률을 더 높이는 데도 기여하게 됩니다.


(M1 에이브람스 탱크의 작전 중 주행 모습)


차체 속도도 상당히 빨라서, 시속 80~90km 정도로 달릴 수 있습니다. 반면에 M1 에이브람스는 60~70km 정도의 속도를 낼 수 있죠.


(전승일 퍼레이드에서 군악대 앞을 지나는 모습 )


다시 포탄 이야기로 돌아와서, T-14 Armata 탱크의 주포 발사 사거리는 최대 4km에 달합니다. 한 번 장전해서 쏘면 최대 4km 떨어진 목표물을 맞힐 수 있다는 얘기입니다.


(T-14 탱크의 후면부)


여기서 한번 생각해 봅시다. 만약 발사한 게 작은 핵 포탄이라면 아무리 멀리 쏜다고 해도 탱크에서 4km 떨어진 거리에서 포탄이 터지게 됩니다. 현재 주로 유럽의 나토 동맹국과 미국 본토 등에 배치되어 있는 전술핵은 미사일과 포탄, 지뢰 종류입니다.




비상시 전투기에 실어서 적국에서 사용하게 되어 있죠. 한국에도 전술핵은 1991년까지 배치되어 있었습니다. 


주로 사용하게 되면 적의 지휘부 타격이나 군 주요시설, 보급로 차단 등에 쓰이게 되지만, 20kt급 이하의 원자폭탄이 폭발할 때의 위력은 중소 도시 전체를 날려 버릴 수 있을 정도로 강력한 편입니다. 


(M65 원자포를 시험 발사했던 장면)


한때 소련과 미국의 냉전시대 때는 이 전술핵을 활용하기 위한 수단으로 M65 원자포 같은 종류를 사용하기도 했습니다. 물론 직접적으로 전시에 사용한 적은 없었지만, M65의 최대사거리는 280mm 주포의 크기를 봐도 알겠지만, 30km에 달합니다.


(T-14 탱크를 둘러보고 있는 푸틴 대통령)


이는 자신이 있는 위치에서 포를 쏴도 적어도 안전 범위를 확보할 수 있다는 뜻이겠죠. 하지만, T-14는 다릅니다. 자신이 쏜 핵탄두가 터진 위치에서 탱크가 있는 곳까지의 거리가 4km에 불과해서 그야말로 함께 죽는 수밖에는 없는 셈이 되죠.


(T-14의 무인 포탑)


이 때문에 핵 포탄 개발 이야기는 루머인 것으로 잠정적인 결론이 났습니다. 아무리 어두운 장막에 가려져 있는 러시아라고 해도 자살 행위나 다름 없는 핵무기를 개발하지는 않겠죠.


실전에서 활용되는 탱크의 역할을 감안해 볼 때, 적 탱크와 아군 탱크가 서로 마구 포탄을 날리고 있는 상황에서 심지어 보병들이 함께 움직이고 있다면 더더욱 감행할 수 없는 전술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변형 개발이 가능한 Armata 플랫폼의 차종)



2015년 모스크바에서 펼쳐졌던 Victory Day(전승일) 퍼레이드에서 처음 공개된 러시아 T-14 Armata 탱크는 앞으로도 더 다양한 차량 플랫폼으로 확장 버전이 개발될 예정이라고 합니다.


핵을 쏠 수 있지만 쏘지 않는 탱크는 결코 루머에 불과하다는 것을 다시 한번 생각하면서 오늘 이야기를 마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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