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한 집에서 주말을 보내기 위해 기분 좋게 클래식 음악을 틀고, 편안한 소파에 몸을 기대고 책을 보려고 하면, 어김없이 윗집 할머니의 쿵쿵거리는 소리에 모든 생각이 확 달아나 버립니다. 마치 망치를 바닥에 대고 두드리듯이 걷죠. 지금 사는 분들 이전에 살던 윗집 할머니 얘기입니다.
이 할머니는 집에 계실 때 얼마나 부지런하신지 부엌과 거실을 오가면서 엄청난 가사 노동을 하셨죠. 정말 쉴 틈이 없다는 표현이 맞을 정도로 부지런하셔서, 자신만의 만족은 있을지 모르겠으나 아랫집 사람에게는 그야말로 충격과 공포를 안겨다 준 장본인이었습니다. 그래서 오늘은 왜 위층 할머니 할아버지들이 쿵쿵거리면서 발뒤꿈치 소리를 내면서 거실을 걸어 다니시는지 한번 알아보겠습니다.
한 논문에 따르면, 노인은 대부분 보행시 발바닥의 지면접촉시간이 일반 장년층에 비해 길다고 합니다. 또한, 발 전체에 걸리는 힘이 청, 장년층에 비해 많이 들어가며, 특히 할머니의 경우는 할아버지보다 더 많은 힘을 발바닥에 건다고 하네요. 수치로는 할아버지는 청장년층에 비해 1.12배, 할머니는 1.20배 많이 걸립니다.
이는 나이가 들었을 때 발뒤꿈치가 먼저 땅에 닿는 걸음 습관이 생기게 되고, 이에 따라 자연스럽게 몸이 약간 뒤로 기울어진 채 걷게 되는 것을 말하죠. 이 자세는 흔히 어르신들이 배를 앞으로 내고 상체는 뒤로 젖히고 걷는 것을 연상하면 됩니다. 이렇게 걸으면 머리가 무거워지고, 목과 어깨가 굳어서 허리에 무리가 가게 되죠. 뒤꿈치에 실린 무게는 고스란히 망치질 같은 걸음 소음으로 바뀌게 됩니다.
반대로 아이들은 걸을 때 앞꿈치에 힘을 주고 걷습니다. 앞으로 넘어질 듯이 무게 중심이 앞으로 쏠려서 걷는데, 역시나 집에서 이런 걸음은 도끼나 망치질을 하는 것처럼 무겁고 시끄러운 진동을 울리게 됩니다.
본인이 정말 의지를 가지고 걷지 않고서는 이런 습관에 따른 움직임을 제어하기는 무척 힘이 듭니다. 그래서 이런 분들이 자기 집 위에 살고 있다면 그에 대한 뾰족한 해결책이 없다고 보는 게 맞습니다. 모든 노인분들이 다 그렇게 걷는 것은 아니겠지만, 일반적으로 걸음걸이가 불편해지고 특히 관절이 약해지는 노인층의 걸음에는 무게가 많이 실릴 수 있어 유독 심한 망치질 소음을 듣게 되는 것입니다. 그리고 자신이 그런 소음을 내고 걷는다는 것도 잘 모르고 있죠.
한 가지 방안이라면 부드러운 재질의 두꺼운 슬리퍼를 착용하거나 바닥에 역시 두꺼운 매트를 까는 것인데요, 아랫집을 배려하는 마음가짐이라면 이 정도의 작은 투자는 꼭 필요할 것입니다. 정말 개선이 안 되면 슬리퍼를 선물해 보는 것도 좋겠죠.
참고로 국내 아파트의 구조는 대부분 벽식구조인데요, 이는 벽면이 무게를 견디게 만들어 윗집에 진동이 울리면 아랫집 전체, 혹은 다른 연결된 집에도 영향을 주는 구조입니다. 반면에 무량판(기둥식) 구조인 주상복합 같은 경우는 이런 벽체 대신에 집 안에 있는 기둥 몇 개가 무게를 지탱하고 있어서 진동 소음이 덜하다는군요. 그래서 요즘은 아파트이지만, 벽식구조 대신 무량판구조로 짓는 사례가 많이 늘어나고 있다고 합니다. 이 얘기는 다음에 하도록 하겠습니다.
이상으로 위층 할머니가 왜 발뒤꿈치 소리를 내면서 걷는지, 아이들이 뛰어다닐 때는 왜 유독 망치질 소음이 나는지를 알아봤습니다. 윗집과 아랫집 간의 층간소음은 모두를 불행하게 만드는 것 같습니다. 되도록 이웃끼리 마음을 맞춰서 이를 개선해 나가는 노력이 반드시 필요하고, 국가나 지방자치단체에서도 이에 대한 해결 도움을 적극적으로 주는 게 층간소음 분쟁 해소에는 중요하다고 하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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