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항공모함 19척은 어디로 사라졌는가?

Posted by gams
2017. 9. 6. 22:55 밀리터리

일본은 제 2차세계대전에서 미국과 함께 항공모함 전투를 치른 해군 강국이었습니다. 당시에도 경제적으로 훨씬 막강했던 미국은 수없이 많은 항공모함을 찍어내듯이 건조했고, 결국 일본은 물량 공세에 이기지 못 하고 패전을 맞게 됩니다.



당시 일본은 정규 항모와 개조 항모를 포함해 모두 19척에 달하는 항공모함을 보유하고 있었는데요, 지금은 단 1대도 남아있지 않죠. 물론 전투 중에 격침된 경우도 있지만, 비전투 상황에서도 침몰하거나 전후에 자침 방법으로 수몰시킨 경우도 있었습니다. 오늘은 이 일본의 항공모함 19척이 모두 어디로 사라졌는지를 알아보겠습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항공모함을 최초로 만든 나라가 미국이나 영국, 혹은 프랑스일 것이라고 생각하겠지만, 실제로 건조에 가장 먼저 성공한 것은 일본으로, 1922년 만들어졌던 일본의 호쇼함이 세계에서 가장 먼저 만들어진 항공모함입니다. 다른 해군 함선을 개조한 것이 아닌, 순수하게 자체 설계를 통해서 항모를 만들어낸 케이스로, 영국이나 미국도 일본보다 이후에 항모 건조와 실전 배치를 하게 되죠.




일본의 항공모함들


1. 호쇼

처음 만들어진 호쇼는 7,470톤급으로 현재의 순양함보다도 작은 크기였습니다. 첫 시도였던 탓에 당시 비행기로 사용되었던 목재 복엽기를 탑재할 기준으로 만들어졌으며, 이는 가벼운 기체를 실을 수 있는 정도의 강성만 가지고 있었던 셈입니다. 이후에 만들어진 새로운 형태의 금속제 제로기 등은 호쇼에 적합하지 않아 최신기 운용은 하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낮은 함교와 굴뚝 등이 없이 넓은 활주로를 연상시키는 갑판의 모습과 함께 추후 개조를 통해 기체를 이동시키기 위한 엘리베이터의 적용, 활주로의 확장 등을 이뤄내 최초의 항모로서의 모습을 잘 갖추고 있었습니다. 


종전까지 격침되지 않고 살아 남았다가 활주로를 제거한 다음 수송함으로 남은 수명을 채우고, 1947년 해체되어 생을 마감하게 됩니다. 현재까지 남아 있는 사진에서 최초 항모의 모습을 잘 알아볼 수 있습니다.


2. 아카기

아카기함은 호쇼에 이은 2번함으로 건조되었습니다. 순양전함으로 처음에 만들어졌다가 설계가 변경되는 바람에, 영국의 개조항모인 퓨리어스를 참고해서 만들어졌습니다. 총배수량 36,500톤급으로 호쇼와는 달리 활주로 갑판 한쪽에 함교가 설치되었고, 3단식 갑판 중 상갑판, 하갑판에서 모두 전투기를 이함시킬 수 있었습니다. 같은 동형함 아마기도 항모로의 개조가 추진되었지만, 관동 대지진 때 크게 파손되어 아마기는 폐기 처분되고 말았습니다. 모두 66대의 비행기를 탑재할 수 있었습니다.


1942년 6월 미드웨이해전에 참가했다가 미군의 함상폭격기의 폭격으로 1차 피해를 입어 침몰 위기를 맞았으나 바로 침몰하지는 않았습니다. 이후 일본 해군의 판단에 의해 미군에게 노출될 것을 우려해 자침 명령이 내려졌고, 이어서 자국 구축함 어뢰에 의해 자침되었습니다. 당시의 전투로 인해 1,630명의 승무원 가운데 221명이 전사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3. 카가

카가는 초기 전함으로 설계되고 완성되었던 배를 다시 항모로 개조하였습니다. 아카기와 같은 3단식 갑판과 개조 후 38,200톤급의 항모 모습을 갖추게 됩니다. 하지만, 순양함이었던 아카기와는 달리 전함을 목적으로 만들어진 배여서 28.3kt의 낮은 속력을 가지게 되어 여러 문제점들이 노출되었습니다.


그래도 시나노함 이전까지 최대 배수량의 항모로서 전투가 참전하였으며,대공포 8기를 장착해 적의 대함 공격에도 능동적으로 대응할 수 있었습니다. 1942년 6월 미드웨이 해전에 참전했다가 미군 함상폭격기 SDB 돈트레스에 의해 폭격당해 최종 침몰했습니다. 당시 정원은 1,708명이었는데, 마지막 전투에서 800명에 가까운 인원이 전사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4. 류조

류조는 1931년에 진수되어 2차대전 참전 때까지 활약했습니다. 이미 대형 항모를 건조해서 1921년에 있었던 워싱턴 군축회의에서의 할당 배수량이 초과되자, 최소한의 배수량으로 만들기로 해서 9,800톤급으로 건조되었습니다. 계획 상에 탑재기는 24기, 속력은 30kt로 소형 항모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후 개조 등을 거쳐 12,575톤까지 초과하여 최초 계획보다 큰 배가 되었고, 탑재기도 36기로 늘어났습니다. 덕분에 속도도 줄어들어 애초보다 조금 느린 28kt의 속력을 낼 수 있었습니다.




1942년 8월 7일 미군의 과달카날 상륙작전 때 미군에게 발각되어 미해군 항모 사라토가에서 발진한 함상 폭격기 등에 의해 침몰 당하게 됩니다.


5. 소류, 히류

소류는 항공순양함으로 설계가 되었다가 만재시 19,500톤급의 항모로 설계가 변경된 케이스입니다. 함상폭격기를 탑재하고 적의 순양함이나 항모 등을 공격할 용도로 사용되었습니다.


동형의 순양함이었던 히류 역시 비슷한 크기였지만, 활주로를 넓히는 등 모양은 더 대형화 하여 소류와는 다른 모습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두 함 모두 미드웨이 해전에서 미국의 함상폭격기에 의해 운명을 달리하게 됩니다. 침몰 당시 소류는 718명이 사망, 히류는 416명이 전사하였습니다. 


6. 쇼카쿠, 즈이카쿠

쇼카쿠함은 1939년에 진수하였으며, 기관 출력이 16만 마력에 달하고 최고 시속이 34kt에 이르는 고속 항모입니다. 미드웨이 해전에서 4대의 항모를 잃은 일본이 심사숙고 해서 만든 차세대 정규항모라고 할 수 있습니다. 같은 동형의 즈이카쿠와 모양이나 크기가 동일하며, 두 함 모두 2차 대전 때 수많은 전투에 참여하였습니다. 

(즈이카쿠함)


쇼카쿠함은 1944년 마리아나해전에 참전해 미국의 잠수함 카바라에 의한 어뢰 공격으로 침몰 당하였습니다. 자매함인 즈이카쿠함은 다행히 마리아나해전에서는 살아남았지만, 같은 해 10월, 레이테만 해전에서 미국 기동함대의 어뢰 공격으로 침몰하고 말았습니다.  


7. 기타

이 밖에도 다이호호는 마리아나 해전에서 침몰, 시나노는 항구를 이동하던 중 미국의 잠수함에 의해 어뢰 공격으로 침몰하였습니다. 운류 역시 해전 상태가 아닌 이동 중에 어뢰에 의해 침몰당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죠. 아마기함은 쿠레항에 정박 중 미군의 공습으로 침몰하였고, 카쓰라기도 같은 쿠레항에 정박 중이었다가 다행히 선체는 살렸지만 나중에 수송함으로 사용되다가 해체되었습니다.  카사키, 아소, 이소마함 등은 운류급함으로 설계되었지만 완성되기 전에 2차대전이 종전되어 제대로 활용해 보지 못 하고 모두 폐기처분 되었습니다.

(카쓰라기함)




정규항모와 개조항모 외에도 수송함 등을 개조한 소형 항모 등 최대한 활용할 수 있는 자원을 다 활용했지만, 결국 일본은 미국의 핵무기와 물량 공세 등에 밀려서 패전국이 되고 말았습니다.




이상으로 일본의 항공모함 19척에 대한 이야기를 끝내도록 하겠습니다. 지금은 항공모함 건조에 대해 조심스러운 입장이지만, 언제든지 2차대전 때와 같은 규모의 배를 만드는 건 어려운 일이 아니기 때문에 우리로서도 항상 주변국들의 군사력 증강에 대한 대비책이 반드시 필요할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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