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인도네시아가 함께 하는 KF-X 차세대 전투기사업

Posted by gams
2019. 1. 29. 19:14 밀리터리

한국은 현재 5세대 전투기인 F-35와 4세대 전투기 F-15의 사이에 해당하는 4.5세대 전투기 사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현재 세대별 기준으로는 초기 블록1 양산형이 세미스텔스기로 분류되어 4.5세대, 개량되는 블록2 양산기부터는 외부 노출된 무기들을 매립형으로 바꾸고 스텔스 성능이 향상된 5세대로 분류가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KF-X로 불리는 차세대 전투기 사업은, 현재 국내에서 운용 중인 F-4E, KF-5E/F(제공호) 등의 퇴역에 맞춰 새로운 공중전력을 확보하는 차원에서 이뤄지고 있죠.


지난 2001년 김대중 전대통령이 국산 전투기 개발을 천명한 이후 2003년에 사업타당성 분석에 들어가 2010년에 한국 인도네시아간 전투기 공동개발 협정 MOU가 체결되었습니다. 



총사업개발비는 8조 5천억원에 이르며, 2014년에 최초로 체계 개발 예산 200억원이 국회에서 승인되었습니다. 2015년에는 KAI(한국항공우주산업)가 우선협상대상업체로 선정되면서 한국형전투기사업단이 신설되었고, 이어서 개발과 시제기 제작 등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한국과 인도네시아가 함께 하는 KF-X 차세대 전투기사업


한국 정부가 부담하는 개발비는 총액의 60%인 5조 1천억원, 인도네시아 정부 및 개발업체가 20%인 1조 7천억원, 나머지 20% 1조 7천억원은 한국의 KAI를 비롯한 개발 협력 업체가 부담할 계획입니다.  


한국 업체가 부담할 계획이었던 20% 중 개발업체로 선정된 KAI가 10%, 협력사인 미국의 록히드마틴사가 10%를 각각 부담할 것으로 알려졌지만, 실제로 록히드마틴사는 최소투자액인 8천500억, 5%만 투자하겠다고 밝힌 상태죠. 참고로 T-50 개발 때는 개발비용의 13%에 해당하는 3,000억원을 투자했었습니다. 

 

실제로 다양한 국적의 동맹들이 참여 의사를 밝혀 진행되었던 F-35 시리즈의 개발처럼, KFX사업 역시 한국과 동맹을 맺은 나라들이 참여한다면 개발비 부담을 줄이고 연구 인력의 확보 등을 통해 많은 시너지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습니다.


2019년 1월 현재의 상황은 인도네시아가 자금과 연구인력 부분에서 한국과 협력하며 사업에 참여하고 있죠. 또한 엔진 개발 등에서 미국의 록히드마틴사가 협력 중이지만, 내부적으로는 자사의 F-35 전투기를 한국군에 도입 중에 있기 때문에 100% 우호적이라고는 할 수 없는 입장입니다.


KAI와 록히드마틴은 이미 미 공군의 고등훈련기 사업인 T-X 사업에 참여하기 위해 T-50을 개발한 경험이 있습니다. 



(한국에 인도될 F-35A 1호 기체, 출처: 미국 국방부 홈페이지)


다만, F-35 시리즈를 계속해서 세계 각국에 판매 중인 록히드마틴사의 입장에서는, 4.5세대기라고 해도 자체적으로 한국이 전투기를 개발하는 상황이 달갑지만은 않겠죠.


이런 미국 개발사의 협력은 전반적으로 KF-X 사업을 반드시 성공시켜야 하는 한국 입장에서는 꼭 필요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인도네시아 공군의 KT-1)


이런 이유 때문에 공식적으로는 KF-X가 한국과 인도네시아가 주축이 되어 함께 개발 중인 한국형 기체로 알려져 있습니다. 인도네시아가 다른 국가보다 먼저 공동개발파트너가 된 것은 이미 KAI가 개발한 국산 기본훈련기 KT-1과 고등훈련기 T-50이 가장 먼저 수출되면서 군수 협력 관계가 오랜 기간 유지된 영향도 큽니다.



(인도네시아 공군의 T-50i)


KT-1은 17대, T-50은 16대가 인도네시아로 수출되었습니다. 2015년에 KAI가 맺은 전략적 합의에서는 민수, 군수산업을 비롯해 무인기 분야까지 협력의 폭을 넓히기도 했죠. 



현재 국내에 들어와 있는 인도네시아 연구진은 KF-X 사업 전반적인 부분에서 협력 관계를 유지하며 각종 연구에 참여하고 있습니다. 인도네시아는 공식적으로 IF-X 사업으로 부르며, 한국으로부터 1대의 시제기와 기술 도입 후 자국에서 50대의 전투기를 생산할 예정입니다.




인도네시아는 기술 이전에 대한 입장 차이 등을 내세우며 미뤄왔던 개발분담금 1,320억원을 지난 2018년 12월에 납부하였습니다. 전체 사업자금 중 20%, 한화 약 1조2천억원을 부담하기로 한 협약 내용을 국영항공업체인 PTDI사를 통해 시행하고 있는 것이죠. 


하지만, 사업이 진행되던 2016년에 이미 했던 협약을 다시 재조정해 줄 것을 한국 정부에 요청한 적이 있으며, 현재 납부한 1,320억원은 지난 2017년에 이미 내야 했던 미납분입니다.


여기에 2018년 미납분인 1,987억원은 현물로 낼 것을 타진 중이어서, 이 또한 2019년에 다시 인도네시아 정부와 협상을 할 여지가 있는 실정이죠.


현물 출자 의향을 밝힌 이유는 인도네시아의 현 경제 상황이 좋지 않다는 판단 아래, 현금 외 현물 출자로 부담을 덜려는 계획인 것으로 보입니다.


현물은 원유와 커피 등이 거론되고 있으며, 이에 따라 실제 현물로 원유를 들여올 경우 현금화할 수 있는 한국 업체와 진행 여부를 논의했다는 언론 보도도 있었죠.


구체적으로는 국내 무역 상사 업체인 포스코대우에서 정부를 통해 내용을 확인했으며, 원유를 현금화 하는 과정에 대한 언급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는 정부와 정부 간의 협의에 민간업체가 책임을 져야 할 부분이 만들어질 수 있는 것이어서 포스코대우는 현금화 과정에 참여하지 않겠다는 의견을 피력했다고 하죠.



인도네시아가 약속했던 투자에 대해 우려가 있었던 부분은 작년 9월 두 나라의 정상이 만나 사업을 지속 추진하기로 협의한 것과 이후 12월 현지에서 개최한 KF-X 개발현황 공유회를 통해 어느 정도 해소된 것으로 보입니다.



당시 2018년 12월에 발표한 KAI 공식 자료에는 48명의 인도네시아 엔지니어들이 개발 참여하고 있으며, 12월에 24명 이 추가 합류, 그리고 2019년 1분기까지 최대 150여명의 엔지니어가 설계 및 시제기 제작에 계속해서 참여할 계획임을 밝히고 있습니다.  


또한, 2018년 6월에는 한국의 KAI와 인도네시아 PTDI사 소속 엔지니어들에 의해 기본설계단계인 PDR(Preliminary Design Review)이 성공적으로 완료되었으며, 다음 단계인 상세설계단계 CDR(Critical Design Review)이 현재 진행 중인 것을 밝히기도 했죠. 



한 국가가 하늘을 나는 비행기, 그것도 전투를 위한 최신 기종을 개발한다는 게 얼마나 어려운 것인지는 누구나 다 알고 있습니다. 그것은 자본을 가지고 되는 것도 아니고 기술만 있다고 되는 것도 아니죠. 



자본이 충분해서 개발할 수 있었다면 한국보다 월등한 자본력을 갖춘 나라들은 모두 다 차세대 전투기를 개발했을 것입니다. 여기에는 자국 생산시 얻을 수 있는 경제적 이득과 함께 그 나라의 자주국방 의지도 크게 작용한다고 볼 수 있을 것입니다.


한국과 인도네시아가 협력하는 KF-X 사업이 그동안의 어려움을 딛고, 다시 새로운 시발점을 맞아 한단계 더 발전할 수 있기를 기대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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