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2 전투기의 일본대지진 수난기

Posted by gams
2017. 6. 22. 14:26 밀리터리

일본은 자체적인 대함 공격전투기의 개발 필요성에 의해서 F-1에 이어 F-2 기종을 개발해 실전 배치했습니다. 원래 F-2 전투기를 일본 자체적인 기술력으로 개발하려 했었지만, 미국의 압력으로 F-16을 베이스로 한 기종이 만들어지게 되었죠.


오늘은 F-2 전투기의 일본대지진 수난기에 대해서 알아보겠습니다. 일본 대지진 당시에 동북부 훈련 기지에 있던 F-2 기체 18기가 물에 침수되거나 파손을 입어 재생 불가한 상태에 이르게 되었죠.


실사용이 불가능해진 기체들은 다시 살릴 수 있는 부품을 이용해 재조립 과정을 거쳐 도입하게 되었지만, 18기 모두를 살려내지는 못했습니다. 




F-2 전투기의 일본대지진 수난기 


2011년 3월 11일 토호쿠 대지진 당시, 제 4 항공단 제 21 비행대 코마츠 기지는 밀려오는 쓰나미에 긴급 대피 명령에 따라 전 부대원이 부대를 버리고 빠른 탈출을 감행했습니다. 제 21 비행대는 현재 일본 주력 전투기종 중 하나인 F-2의 조종사 양성을 맡아 해 오던 교육 대대였습니다. 

(F-2 비행대대의 모습)


단 15분 만에 부대까지 쓰나미가 밀려온다는 통보를 받은 후 기지 책임자였던이었던 스기야마 사령관은 기체를 버리고 부대와 주변에 있던 부대원과 민간인들의 대피 명령을 내렸습니다. 

(일본 대지진 때 피해를 입은 T-4 훈련기)


실제 15분 동안 모든 기체를 이륙 시켜서 구해낼 수 없는 절체절명의 상황이었기에 인명 피해를 감수하고 기체를 살리려는 노력은 무모했을 것으로 보입니다. 지금도 이때 스기야마 사령관의 판단은 논란이 있지만, 인도적인 차원에서는 옳은 결정을 한 것입니다.


당시 해당 부대에 있던 F-2B 지원 전투기 18대 외에도 T-4 훈련기 4대, U-125 구난 수색기 2대, UH-60J 구난 헬기 4대 등이 파손된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특히 F-2A의 개량형 기체였던 F-2B는 전체 기체 수의 50% 이상이 사용 불가능 상태에 놓이게 된 것이어서 일본의 공군력에 큰 타격이 된 셈이었습니다.

(쓰나미로 파손된 UH-60J 구난 헬기)


복구 작업이 시작되고 부대 활주로와 격납고 등에서 파손된 기체를 회수하였지만, 이 중 12대는 복구 불능 상태가 되어 6대 정도만 재생 가능한 부품 등을 이용해 재조립되었다고 합니다. 수리 비용 역시 적지는 않아서, 1대당 69억엔의 비용이 소모되었으며, 이는 생산 후기에 제작 비용이 증가되는 바람에 새 기체를 제작했을 때 드는 비용이 132억엔에 이르렀는데, 이의 절반에 달하는 비용이었습니다.

(쓰나미로 파손된 F-2B 기체)


지금 일본이 보유하고 있는 F-2 기종은 모두 88대로 알려져 있으며, 노후 기종으로 분류되기 때문에 조종사 양성 면에서도 F-15 전투기 조종사들에 비해 F-2 조종사들은 거의 양성 되지 않는다고 볼 수 있습니다. 




F-2 기체는 일본 60, 미국 40의 개발 분담을 하고 미쓰비시 중공업에서 만들어진 일본의 자체 생산 모델입니다. 바이퍼 제로(Viper Zero)라는 별명으로도 불리는데요, 바이퍼는 F-16의 애칭이고 제로는 2차대전 당시의 일본 제로센 기체에서 따 왔다고 하네요. 


대함 지원 전투기를 목적으로 만들어졌으며, 실제적으로 대함 공격기로서는 가장 최상의 기종이라고 불릴 정도로 그 완성도도 높은 편입니다. 1995년에 초도비행을 시작해 2000년에 양산에 들어갔습니다.


길이 15.52m, 주익폭은 11.13m로, 베이스 기체였던 F-16보다 더 큰 모양새를 가지고 있습니다. 최대이륙중량이 22,100kg, 최대 속도는 마하 2.0, 최대항속거리는 4,000km에 달합니다. 고정 무장은 M61A1 20mm 벌컨포를 장착하고 있으며, AIM-7F/M 스패로우, AIM-9L 사이드와인더 공대공 미사일, JDAM 공대지 미사일, 그리고 ASM-2 대함 공격용 미사일 등을 최대 4기까지 탑재할 수 있습니다.


여기에 주날개 일부와 공기 흡입구 등에 전파 흡수재료를 사용한 부분 스텔스 기능을 갖추고 있습니다. F-35정도의 스텔스는 아니지만, 부분적인 스텔스는 추후 일본 기체 개발에 많은 영향을 줄 것으로 보입니다. 이미 일본의 스텔스 도료 수출 덕분에 미국의 최신 전투기들이 수혜를 입고 있죠.


넓은 주익 덕분에 선회 속도가 높아져 실제 공중전에서는 미국의 F-16이나 F-15가 따라오기 힘든 기동력을 갖추고 있다고 자체 평가하고 있죠. 또한 각종 전자기기들은 미국의 기술 인도 거부로 인해 일본 자체적인 기술개발품이 장착되어 오히려 레이더 기술 등은 미국에 재수출하기도 했습니다. 


현재 일본은 동일본대지진의 충격을 딛고 항공 강국으로 발돋움할 준비를 차근차근 해 나가고 있는 중입니다. 주변국인 한국이 고등훈련기로 첨단 전투기 기술을 습득해 나가고 있는 와중에, 일본은 F-15 전투기 엔진의 80% 자급화, 그리고 F-2 에 사용된 엔진 기술의 모든 정보를 미국 GE사로부터 공여 받기로 해서 한국보다 한 발 앞서 나가고 있다고 하겠습니다.


이미 F-35를 도입해서 자국 생산에 성공한 일본은 지난 6월 5일 첫 번째 조립 기체 F-35A1을 언론에 공개했죠. 노후 기체인 F-4EJ의 대체 기종으로 F-35를 선정했으며, 4대는 완제품 방식으로, 38대는 미쓰비시중공업이 미국 록히드마틴사의 기술 지원을 통해 생산할 계획입니다.

(일본 나고야 미쓰비시 록히드마틴 합작 FACO 공장의 F-35A 기체)


또한 현재 보유 중인 F-15와 F-2 기종을 대체하기 위해 추가로 F-35를 더 들여올 생각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공군 전력의 증강은 빠른 속도로 이뤄질 예정입니다.


이상으로 F-2 전투기의 일본대지진 수난기를 현재 상황과 함께 알아 봤습니다. F-2 전투기에서 F-15, 그리고 F-35에 이르기까지 빠른 일본의 공군력 증강은 정말 빠른 속도로 진행되고 있습니다. 


오히려 F-2 개발 당시의 일본 100% 자체 개발 포기는 한국에게 시간을 벌어준 셈이기도 하므로, 이에 맞서려면 한국의 방산 산업 역시 도입 속도와 더불어 질적인 기술 확보에도 초점을 둬야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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